(단위:십억원)자료=NH투자증권주: 공모, 사모 합계>
#. 신용등급이 'BB+'인 태평양 물산. 이달 초 1년 만기 회사채 40억원을 발행했다. 공모조달이 힘들자 사모를 택했다. 발행금리는 연 6.3%로 지난해 발행한 채권보다 비싸게 자금을 조달했다.
# 오케이케피탈은 지난달 1년만기 회사채 140억원 어치를 사모 시장에서 조달했다. 표면금리는 연 4%.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BBB'급이다.
찬밥 신세던 'BBB'급 기업의 회사채 몸 값이 오르고 있다. 보험사 등 기관과 초대형 IB를 통해 판매되는 발행어음의 운용자금이 하이일드 채권 투자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어서다.
2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3년물 BBB+ 등급과 동일 만기 국고채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419.4bp(1bp=0.01%포인트)였다. 지난해 말 421bp보다 줄어든(채권 가격 상승)것이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만기가 같은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를 나타낸 값으로, 이 수치가 좁혀질수록 회사채 가격이 오른다.
시장에서는 A등급의 스프레드도 과거에 비해 여전히 추가축소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개별업체들의 민평금리를 보면 투자메리트는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A+와 A0 등급 기준으로 등급내 최고와 최저 금리차는 각각 1.3% 내외를 기록중이다. A-등급의 경우 2.6%를 기록, 등급 내 종목선택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A+등급 내 실적이 양호한 화학, 음식료, 제약업체들은 이미 AA-등급 수준까지 금리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BBB'급 회사채의 매력이 갈수록 살아날 것으로 본다.
NH투자증권 임정민 연구원은 "A등급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는 3년물 을 기준으로 3%대 중반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A'등급의 투자 메리트가 감소하면서 펀더멘탈이 양호한 'BBB'등급 내 일부 기업들이 좋은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개선이 뚜렷하고 자산과 매출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을 기록하는 기업들의 경우 신용등급 변동성이 크지 않아 만기보유를 통해 캐리수익 추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크레딧시장에서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장기 크레딧물 대신 동일한 금리 수준의 하위등급 채권으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초대형 IB를 통해 판매되는 발행어음의 운용자금 일부도 하위등급 회사채를 편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 1~2개증권사가 추가적으로 발행어음 업무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BBB+(안정적)인 대한항공은 큰 폭의 실적개선과 장기노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리테일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17년 1600억원 공모채권 발행했으며 올해에도 4월 2000억원의 공모채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의 BBB급 회사채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한화건설, 한화첨단소재,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 BBB등급이다. 이 중 면세점 실적 부진을 보이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제외한 3개 기업은 자산이 1조원 이상이고 영업 성적도 좋다.
IT부품 업체인 한솔테크닉스는 올해 등급 상향이 기대된다. 적자를 기록하던 BLU(Back light unit) 사업을 정리한 가운데 TV용 파워보드와 휴대폰 부문에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