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이 홍준표 당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촉발된 내홍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홍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6·13 지방선거가 2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를 신속히 봉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중진 의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자유한국당은 26일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열며, 당내 갈등 수습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례적으로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닌 홍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해 중진 의원들과의 갈등을 해소하려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중진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개헌, 남북·북미정상회담, 지방선거 전략 등 논의하기 위한 중요한 회의인 만큼 의원님들께서는 반드시 참석해 주길 바란다"며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회의 직후 그는 "(중진 의원 불참 이유는) 외국 출장 등 개인 사정 때문에 못 오신 거로 안다"며 "홍 대표가 (회의에) 참여한 것은 자신부터도 우리 당의 원내 전략이나 대여투쟁에 함께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지방선거 레이스를 앞두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홍 대표의 '불통 이미지'도 불식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선 이상인 중진 의원 20명 중 이날 회의에는 김무성·강길부·김재경·조경태 의원 등 4명만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22일 자체 중진회의 모임을 열고 홍 대표를 비판했던 이주영·나경원·유기준·정우택 의원 등을 포함한 반홍(反洪) 중진 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처럼 중진 의원들이 홍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게 된 데에는 중단된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 영향이 크다.
자유한국당은 홍 대표 취임 이전까지 관행적으로 매주 수요일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해 왔지만, 홍 대표가 취임한 이후 회의가 소집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중진 의원들은 확대원내대책회의를 '편법'으로 규정하고 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요구했다.
또한 지난 자체 중진회의 모임을 통해 밝힌 ▲당헌·당규에 맞춘 민주적 당 운영 ▲획기적인 지지율 상승 대책 제시 ▲진중한 언행 통한 당 결속 ▲인재영입 전력투구 등 4가지 요구사항도 재차 강조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한 관계자는 "홍 대표 취임 이후 7개월간 묵은 중진들과의 갈등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조속한 봉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진 의원들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서운함이 큰 만큼 홍 대표가 통 크게 손을 내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