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규모 수주 등 모처럼 단비를 만났다.
반도체 등 산업과 원자력발전소·석유·가스·신재생 등 에너지, 농업 분야가 대표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30억7000만 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건설 계약을 따냈고, SK는 후자이라 지역의 석유 저장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다. 한국전력은 UAE와 손잡고 제 3국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27일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UAE는 이번 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 석유·가스 분야에서 2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협력사업 추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 건설을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사격을 하기로 했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우리측에 제시한 협력분야는 ▲석유·가스 ▲신재생에너지 ▲항만·인프라 ▲원전 ▲농업분야 등 매우 폭넓다.
청와대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은 UAE 현지 브리핑에서 "왕정국가의 특성상 UAE 통치자인 모하메드 왕세제가 직접 지시를 내리고 그 내용을 공개하라고 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구체적인 협력방안은 추후 실무적으로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UAE는 기존에 우리 기업들과 석유·가스 분야에서 210억 달러 규모의 협력사업을 진행해왔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250억 달러 규모의 협력사업을 추가로 제안했다. 한화로는 약 26조원 규모에 이른다.
특히 UAE는 올해 안으로 새롭게 추진 중인 아부다비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소수기업들만 초청대상이었으나 모하메드 왕세제가 한국 기업들을 꼭 초청하도록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뒷줄 왼쪽)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팰리스호텔에서 알-자베르 UAE ADNOC 사장(연방국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최성안 삼성ENG 사장(앞줄 왼쪽)과 압둘라 알 하즈리 UAE ADNOC 다운스트림 본부장의 '루와이스 중질유처리시설과 ADNOC Refining 배출열 회수시설' MOU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우리 기업들의 현지 추가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자회사인 'ADNOC Refining'과 ▲루와이스 중질유 처리시설(26억 달러) ▲배출열회수 프로젝트(4억7000만 달러)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는 아부다비 서쪽 230㎞에 위치한 루와이스 정유공장에 하루 생산량 17만 배럴의 탈황설비를 신설하고 기존 정유플랜트를 개보수하는 프로젝트다. 또 루와이스 공단의 배출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담수생산 시설도 건설키로 했다.
한전은 UAE원전 사업법인인 'Baraka One Company'와 제3국 원전시장 공동진출 협력을 위한 공동 선언문도 발표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공동 선언문을 바탕으로 양 사는 UAE 원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해 앞으로 원전 수주 활동부터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공동으로 협력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로 인해 해외 원전시장에서 한국형원전(APR1400)의 수주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기술은 원전 운영법인인 나와(Nawah) 에너지와 최대 4억 달러 규모의 장기 엔지니어링 지원계약을 체결했다.
한전원자력연료와 UAE원자력공사(ENEC)는 '핵연료 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핵연료 분야 기술 협력, 연료공급 안정성 확보, 해외사업 공동 개발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부다비 정부가 100% 출자한 미래에너지공사인 마스다르 사(社)가 중동·아프리카·태평양 지역으로 해외진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이외에 양국은 UAE 농업 분야에 우리 기업들이 새롭게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한국의 온실과 같이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통해 사막 곳곳에서도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