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현
"너의 세계가, 나의 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했다" 저자 봉현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감정을 여러 형태로 표현할 줄 아는 저자는 자신이 사랑을 하고 여행을 할 때에 가장 빛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의 끊임없는 사랑을 '베개는 필요없어, 네가 있으니까' 책에 기록했다.
책엔 그녀가 인도 마날리에서 만나 연을 이어간 Y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제주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동생의 친구 S, 이집트의 어느 북쪽 바닷가에서 만난 J, 외로울 때면 떠오르는 E, 마냥 위로해주고 싶은 L, 사랑은 할 수 없는 소울메이트 등 그녀의 인연의 연속이 그려져 있다. '연애는 끝이 났는데 사랑이 시작되'듯, 연애와 사랑은 조금 다른 형태를 띤다. 명백히 '사랑'의 모양이었던 만남과 '연애'의 모양으로 남았던 만남, 그리고 오롯한 나의 이야기까지의 구성으로 분류하여 총 여섯 개의 장으로 묶어놓았다.
격정적이었던 연애, 최악이었던 연애, 애틋했던 사랑, 혼자여도 괜찮은 날들에 대한 상념과 회상이 그때의 그곳의 시간과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저자 봉현이 직접 그린 그림 서른여 장을 짧은 사색의 문장과 함께 묶어, 그들이 사랑했던 시간 속 장면들을 멈추어놓았다. 기록된 이야기들은 모두 과거의 것들이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것들이다. 아름다웠던 세계는, 사랑했던 기억은 각자의 마음 저 밑에 각자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믿는다. 어찌되었건 그들은 분명 사랑을 했다. 그래서 그녀의 현재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일을 그만두고 집을 떠나면서까지 여행을 하는 이유는 평범하고 지루한 삶 속에서 아주 찰나라도 환희를 느끼는 감정이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함이다.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다.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삶이 힘들 때마다 사랑을 꿈꾸고 연애를 했다. 지난 연애들은 그녀를 살게 한 원동력이자 희망이 되었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과 상태에 대해 잘 느낄 필요가 있고, 솔직할 필요가 있고, 삶의 에너지를 사랑에서 찾을 필요도 있다. 이는 책을 통해 더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248쪽, 1만 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