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작년 11월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고3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서울·연세·고려대의 올해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는 전년도와 같은 기조로 출제될 전망이다.
주요 대학들은 지난달 31일 2018학년도 대학별 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1일 밝혔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논술고사와 면접고사 등 수시모집 기출문제와 함께 문제 해설 등을 담고 있어 올해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꼭 봐야하는 주요 자료다. 특히 실제 시험 직후 학원가 분석 자료가 공개되지만, 출제기관이 직접 발표한 것으로 올해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서울대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는 면접과 구술고사 문항은 ▲출제문항 기반 면접·구술고사(출제문항 기반) ▲제출서류 기반 면접(제출서류 기반)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출제문항 기반 고사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시행하고 교과 지식을 묻는 문항을 공통으로 출제하고, 제출서류 기반 고사는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 기회균형선발전형I, 정시모집 기회균형선발전형II에서 시행한다. 별도 문항없이 서류내용과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확인한다.
단과대별 출제 지문 형식을 보면, 인문대·사회대·사범대(인문)는 인문학, 사회과학 지문 등이 출제되고, 경영대·경제학부·농경제사회학부 등은 사회과학 지문과 인문계열 수학 지문이 나온다. 자연대·공대 등은 모집단위에 따라 자연계열 수학 지문, 물리 지문, 화학 지문, 생명과학 지문, 지구과학 지문 등이 출제됐다.
인문학 문항을 보면, 제시문으로 백남준의 예술, 오페라의 탄생, 정자영 작가의 '견월망지' 등 세 개의 지문이 나왔다. '새로운 예술 양식의 출현을 서술한 두 제시문 각각에 나타난 융·복합의 양상을 설명하고, 이를 고려해 다른 제시문에 소개된 '견월망지'의 특징을 말하시오' 등의 문항이 출제됐다.
자연계열 수학 문제로는 직선의 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 수열의 귀납적 정의와 확률변수의 기댓값, 접선의 방정식과 정적분의 이해 등이 출제됐고, 자연계열 과학 문제로는 '물리'에서 탄성 충돌과 에너지, 축전기와 교류전원이 '화학'에서는 화학 반응과 에너지 생성, 엔탈피와 반응 속도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연세대 2018학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수시 일반전형(논술, 선발인원 683명), 수시 특기자전형(면접, 인문학인재계열, 사회과학인재계열, 과학공학인재계열 등 선발인원 865명)에서 논술, 면접 문제와 출제 근거, 문제 분석 등이 실려 있다.
연세대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는 4개의 제시문으로 루이지노 브루니의 '익명의 너를 신뢰하라',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호보 데우스', 박지원의 고전소설 '허생전', 신뢰와 신용의 그래프와 연간 경제 성장률의 표를 주고, '근대와 근대 이전에 나타난 신용과 신뢰의 관계를 보여주는 제시문을 비교 분석하고 제시문 하나를 택해 이를 토대로 나머지 제시문을 평가하라'(1천자 안팎)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연세대 사회계열 논술고사로는 4개의 제시문으로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 나오는 인과적 설명 방식과 감정이입적 설명 방식, 법과 정치 교과목의 '민주 정치 과정과 참여', 한홍구 저 '유신' 중 일부로 박흥숙 사건의 철거민 문제, 고등학교 교양교과 교육학 중 '미래 사회와 교육' 지문을 주고, '제시문의 설명 방식이 다른 제시문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분석하고 각 제시문에 드러난 설명 방식의 장단점을 평가하라'는 문제 등이 나왔다.
고려대는 2018학년도부터 수시 논술고사를 폐지하는 대신 면접 평가를 전면 확대했다. 고려대 '2018학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공지'를 보면 출제된 면접 문항에 대한 문항과 자료, 출제 의도, 출제 근거, 문항 해설 등 문항 분석 결과가 나온다.
실제로 고려대 일반전형 인문계열 면접 문항을 보면, 공동체주의와 개인주의에 대한 간단한 제시문 3개와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한 표를 주고, 제시문의 관점을 비교해 폐기물 처리장 건설에 대한 바람직한 정부 정책 방향, 사회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라는 문항이 출제됐다.
고려대 일반전형 자연계열 수학 면접 문항으로는 과학(화학 반응, 염색체, 수소 원자)과 수학(부정적분, 정사영)과 관련된 간단한 6개의 제시문(실험 장치, 정사영 그림 포함)을 주고, 제시문에서 공통으로 설명하는 개념을 말하고 이유를 설명, 제시문에서 소개하는 이론이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드는 문항이 나왔다.
이번에 게시된 선행학습 영향평가는 2014년 제정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대학들은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대학이 시행하는 대학별 고사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됐는지 여부가 평가되고, 차년도 대학별고사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대학별고사 직후 학원들이 수험생이 치른 자료를 통해 분석한 자료를 내긴 하지만, 분석자 마다 판단이 다른 경우가 있다"면서 "출제기관인 대학이 직접 낸 자료인만큼 정확성과 신뢰도가 높다는 측면에서 올해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반드시 봐야 할 자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