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각 사. 케이뱅크는 3월 30일, 카카오뱅크는 3월29일 기준
25년 만에 새로 등장한 은행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에 이어 2호 카카오뱅크까지 가세하면서 단 1년 만에 600만 명이 넘는 고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시중 은행들은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비대면 금융상품을 쏟아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4월 3일 영업을 시작한 지 첫 돌을 맞았다. 흥행 측면은 물론 금융권의 모바일 경쟁을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보면 '슈퍼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 고객 630만 시대
2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객수는 71만 명이다. 출범 당시 연간 목표로 제시했던 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은 두 달 만에 달성했으며, 지난달 말 기준 수신과 여신 규모는 각각 1조2900억원, 1조300억원이다.
케이뱅크의 흥행도 '돌풍'으로 평가받았지만 2호 카카오뱅크는 이마저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영업을 시작한 지 100여 시간 만에 개설 계좌가 100만 개를 돌파했다. 평균 한 시간에 1만명이 카카오뱅크 계좌를 만든 셈이다. 카카오라는 브랜드의 익숙함과 신뢰성이 절대적인 은행업 특성상 2호라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지난달 29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수는 565만 명에 달한다. 수신과 여신 규모는 각각 7조900억원, 여신 5조8500억원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에 전체 모바일 금융시장도 급성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모바일 뱅킹 등록 고객 수는 2016년 말 7836만 명(중복 집계)에서 지난해 말 9089만 명으로 16% 늘었다. 하루 평균 모바일 이체 금액은 2016년 3조1407억원에서 지난해 3조9630억원으로 26.2%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과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대출 신청 금액은 2016년 399억원에서 작년 1194억원으로 3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은행권, 너도나도 케뱅·카뱅 '미 투'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비결은 간단하다. 기존 은행들 대비 업그레이드 된 편의성과 금리경쟁력이다. 그간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꼽혔던 각종 수수료는 과감히 없앴다.
시중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모바일 앱을 간편하게 재정비했다. 모바일 대출도 금리는 낮추고, 한도는 크게 늘렸다. 해외송금 수수료도 내리고,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핀테크 업체들과의 제휴도 줄을 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리테일 영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큰 위협은 아니지만 시중은행들을 움직이게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큰 숙제를 던져준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따라하는 시중 은행들의 '미 투(Me Too)' 전략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1월 100% 비대면으로 가능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내놓자 시중은행 역시 서둘러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운 주말이나 휴일 대출 실행은 물론 금리와 한도 경쟁력까지 더 키워서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
카카오뱅크는 당초 1000억원 한정으로 내놨던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모두 판매되면서 상시 상품으로 전환했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중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