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 덩치를 키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세에 이어 롯데까지 패션 사업에 적극 가세하며 유통 대기업 3사의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패션 브랜드 기업 NCF가 지난달 52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NCF는 273억원은 GF부문 브랜드와 인력 인수에, 나머지 251억원은 운영자금으로 각각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이 지난 2010년 12월 인수한 NCF는 나이스클랍, 티렌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89억원, 영업이익이 25억원이다.
롯데는 패션 브랜드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패션(GF) 사업부문을 오는 6월1일 NCF에 양도한다. 향후 브랜드사업도 NCF가 총괄할 계획이다. GF 사업 부문에는 겐조, 소니아니켈, 훌라, 헤르본, 드팜, 제라르다렐, 빔바이롤라 등의 브랜드가 있다.
이 외에도 롯데홈쇼핑의 LBL, 아이젤(izel)과 롯데마트의 TE 등 롯데 계열사 패션브랜드는 다양하다. 이들은 NCF와 별개로 단독으로 운영된다.
유통 대기업 3사 가운데 패션 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는 기업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현대홈쇼핑을 통해 의류업체 한섬을 4200억원에 사들였다. 타임과 마인 등 막강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은 지난해 시스템과 시스템옴므, 덱케 등에 힘을 실으며 해외 시장까지 섭렵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한섬은 대표 브랜드들이 성장하는 동시에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 인수까지 가세해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2.6% 증가한 1조2287억원을, 영업이익은 23.2% 감소한 553억원을 올렸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신세계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는 지난해 국내 매출 1100억원, 1050억원을 각각 달성하며 여성복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신세계는 1997년 보브, 2002년 지컷, 2011년 톰보이를 각각 인수했다. 이 가운데 효자브랜드로 자리잡은 스튜디오 톰보이의 경우 2012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세계는 두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보브는 중국 주요 지역에 매장을 확장해 올해 말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총 매출 157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3년 이내에 아시아 시장에 첫 번째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패션 사업을 통합하면서 당장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백화점 업계 1위라는 유통망을 기반으로 그룹사의 사업 시너지는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