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문대 지원자, 선발인원보다 8.5배 많아… '유턴 입학생' 역대 최고
2017~2018학년도 전문대 전공별 신입생 지원율·충원율 현황(단위: 명,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지난 2013년 단국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전공 관련 기업체에 입사했던 임소연(33) 씨. 평소 수제비누, 토너 등 화장품 제조에 관심이 많아 취미생활을 직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관련 학과가 일반대학엔 없었고 올해 인천재능대학교 화장품과에 편입학했다.
이른바 '유턴 입학'으로 2018학년도 신입생이 된 인천재능대 화장품과 임소연 씨는 "전문대학에 이렇게 세부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늦었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모범적인 학교 생활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직업교육을 표방하는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문대가 뽑으려는 인원의 8.5배 많은 지원자가 전문대 문을 두드렸다. 특히 임 씨처럼 일반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이른바 '유턴 입학자'가 지난해 153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5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가 2018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국 136개 전문대가 총 16만7394명(정원내)을 모집했고, 142만7617명이 지원해 평균 지원율 8.5대 1을 기록했다. 신입생충원율은 96.9%로 전년(96.7%)보다 0.2%p 상승했다.
학령인구 지속 감소에 따라 전문대 모집인원이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수험생들의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대 모집인원은 전년대비 2018학년도에 4745명(2.8%) 감소했다.
수험생들의 전문대 지원 증가는 청년 취업난 심화의 영향이 크다. 전문대가 산업 수요가 많은 직업군을 중심으로 맞춤형 실무교육을 하면서 취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전문대 취업률은 70.6%로 일반대학(64.3%)을 앞선다. 특히 지난해 전문대 출신 1038명이 해외취업에 성공해 2년 사이 해외취업자도 2.7배나 많아졌다.
전문대가 개설한 학과 중에서도 취업률이 높은 학과 지원율과 충원율이 높다. 지난해 전문대 간호전공 지원율이 15대 1로 가장 높았고, 이어 메이크업(뷰티)전공 8.3대 1, 호텔관련 전공 8.2대 1, 제과제빵 전공 6.8대 1 순으로 높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전공은 '드론' 분야 전공이다. 전문대 드론 전공분야 충원율은 지난해 93.1%로 전년 70.1%와 비교해 23.0%나 크게 상승했다. 지원율도 전년보다 1.5%p 올랐다. 충원율 상승이 눈에 띄는 전공으로는 제과제빵(5.9%p), 호텔관련(3.4%p) 순으로 서비스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전문대교협 관계자는 "서비스 관련 전공 충원율이 상승한 이유는 서비스 분야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정보통신기술 기반과 달리 '대체 불가한' 감성 서비스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향후 안정적인 취업을 염두에 두고 전공을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일반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를 지원한 수험생은 전년대비 24.2%나 증가했고, 등록인원 또한 5.8% 높아졌다. 유턴 입학자들이 선호하는 전공 역시 간호학과가 가장 많았고, 보건, 실용예술, 회계, 사회복지 전공 순으로 많았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모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문대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은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3월부터 고교 교사들로 구성된 진로진학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진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