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1분기 나란히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 달성했다.
양사의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한 효자 종목은 각각 반도체와 올레드(OLED)TV로, 2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아 연간 호실적이 기대된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58% 증가한 1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 갱신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6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조원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실적 추정치를 14조6944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원 이상 많았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지난해 고점 논란에 휩싸였던 반도체와 판매가 저조가 예상됐던 '갤럭시 S9'에 이끌었다.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 업체 트렌드 스는 올해 1분기 서버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4%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분기 이 같은 D램 가격 상승 속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IT·모바일(IM) 부문도 1분기 신제품이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갤럭시S9 초기 출시와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7일 '상생협력데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S9 글로벌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었다"며 판매 부진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이후에도 실적 상승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사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선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견조한 수준의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이러한 상승세는 하반기까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도 1분기 시장을 기대치를 넘는 1조10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실적 추정치 8638억원보다 28.25%나 많았다.
LG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2분기 이후 두 번째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 증가한 15조1283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실적 주도는 올레드TV와 프리미엄 가전이었다. 올레드TV와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판매 확대와 건조기 등 건강관리 기기의 판매 호조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LG전자 올레드TV의 경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이익률이 두 자리수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지난달 있었던 '올레드 TV AI 씽큐' 신제품 발표회에서 "지난 3년간 올레드 TV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했다"면서 "지난해 올레드TV 판매 비중은 매출의 15%였는데 올해는 2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도 2분기 이후 실적 상승 지속세가 기대된다. TV와 가전 사업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구축했고, 스마트폰 사업 구조도 효율화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는 TV 판매 호조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정 지출비를 줄여 손실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스마트폰 사업이 기업가치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방향만큼은 명확해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