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 보험사에는 환헤지 비용 증가로 해외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투자 편입비중이 높은 국내 보험사의 경우 해외투자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 이에 환헤지 비용이 아닌 유로화 국채 등에 투자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험연구원 임준환 선임연구위원이 8일 발표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서 국내 보험사의 해외투자전략'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중 네 차례 이상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5일에는 정책금리를 1.25~1.50%에서 1.50~1.75%로 0.25% 인상했다. 금융시장에서 예측하는 연내 미국의 정책금리 4회 인상 확률은 지난 1월 말 20.6%에서 3월 현재 26.9%로 높아졌다.
임준환 선임은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 환위험을 제외하면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며 "그러나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 가능성을 감안하면 미국 채권 투자 수익률은 낮을 수 있어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험사는 해외투자 시 노출되는 환위험 관리에 외환스왑을 선호한다. 이 과정에서 환헤지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환헤지 비용을 나타내는 외환스왑 포인트의 하락세는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외환스왑 포인트는 마이너스 값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미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마이너스 4.5원으로 하락했다.
임 선임은 "마이너스 4.5원은 달러당 원화로 표시한 선도환가격이 현물환가격에 비해 4.5원 저렴함을 의미한다"며 "이는 달러채권 매입에 따른 환위험을 제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환헤지 비용이 금리차보다 더 클 경우 국내 투자수익률이 원화 환산 미국채권 투자수익률보다 높아질 수 있어 한미 금리차 확대는 보험사의 해외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보험사의 환헤지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국내 채권투자 확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사는 신용등급이 낮은 외화표시 회사채, 신흥국정부 발행 달러표시 채권, 이종통화 채권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투자 다변화를 위한 방안으로 먼저 신용등급이 낮은 외화표시 회사채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신흥국 정부가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에 대한 투자 외 환헤지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유로화표시 이종통화ㅛ시 채권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선임은 "국내에서 외국 우량사가 발행한 아리랑 본드에 대한 투자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