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기자실에서 삼성증권 배당착오사태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9~10일 삼성증권에 직원 3명 파견…업계 전반 내부통제·관리시스템 등 본다
금융감독원이 112조원 규모의 '유령 주식' 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해 특별 점검에 나선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계 전반의 내부통제·관리시스템도 살펴보기로 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성증권의 이번 사고는 일부 직원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발행회사로서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로서의 배당업무를 같은 시스템을 통해 처리해 왔다.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하나의 시스템에 놓은 셈이다.
통상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일반주주와 달리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 두 가지 배당업무를 한 시스템에서 처리하다 보니 오류 가능성이 큰 데다, 담당하는 직원도 한 명에 불과했던 게 이번 사태의 불씨였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 2018명에게 현금배당 28억1000만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전산 입력 실수로 삼성증권 주식 28억1000만주가 입고됐다.
원 부원장은 "두 업무 간에 분명히 장벽이 있어야 하는데 하나로 돼 있던 것은 담당자의 입력 오류 소지가 시스템상에 내재돼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매도주식 결제가 이뤄지는 9~10일 삼성증권에 3명의 직원을 파견해 특별점검 하기로 했다. 이어 11~19일(7영업일)엔 현장점검을 실시,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관련자 및 삼성증권에 대해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방침이다.
특히 투자자보호에 집중한다.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 발생 후 주가가 한때 12%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원 부원장은 "오전에 삼성증권 구성훈 대표이사와 면담하면서 회사 자체 및 경영진의 사과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명했다"며 "신속한 투자자 피해보상을 위해 자체적인 피해신고 접수·처리 전담반 설치·운영 등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금감원이 배당을 앞둔 증권사 중 4곳을 점검한 결과 배당 시스템이 삼성증권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삼성증권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달 중 배당을 예정하고 있는 상장 증권사에 대해 배당 처리 시 내부통제를 철저하게 하는 등 사고 예방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해당 증권사들을 소집해 주의 사항을 직접 당부할 방침이다.
원 부원장은 "금감원은 이번 사태로 일부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게 아니라 업계 전반을 점검하고, 철저한 원인규명과 엄중한 조치로 제도개선을 적극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