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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포도 따는 시기 백로(白露)

며칠 전 서오릉 월광사(月光寺)의 밭에 있는 포도나무 손질을 했다. 봄에 잘 가꿔야 가을에 결실을 얻을 수 있는데 백로 무렵에 포도의 수확이 된다. 2018년은 9월 8일이 백로이다. 첫 이슬이 내린다 해서 백로라 이름 붙여졌다. 백로에 대한 필자의 기억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편지를 받아 적던 시절 편지 첫머리에 '포도순절에 기체만강하시고..' 하는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는 이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는 말이 백로를 즈음하여 밤 동안 크게 떨어진 기온 탓으로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히게 된다. 밤이슬과 아침이슬에 가을 기운은 완연해져도 낮에는 따가울 정도로 풍부한 일조량으로 인해 이 때 포도는 단물이 더할 나위 없이 푹 들고 수확량 또한 풍성하여져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고도 표현했던 것이다. 또한 아침 이슬이 신선하지 않을 리가 없건마는 각별히 더운 기운에서 차가운 기운으로 넘어가는 사이에 더욱 '하얀 이슬'이 맺힌다 본 것이니 우리 옛 조상들의 시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포도순절이란 말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말 그대로 단 맛 그득한 포도가 더할 수 없이 풍성하게 그려지며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포도는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는 과일이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도교사상이 펼쳐졌던 시대에는 복숭아가 신선들의 과일이었듯 서양에서는 포도가 그러하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보면 바쿠스라는 인물이 포도로 술을 만들어 신들에 버금가는 환락을 즐겼다. 이때부터 신의 과일인 포도가 인간의 영역으로 합류됨을 알 수가 있다. 물론 필자의 짧은 앎이지만 서양문화의 원류라 여겨지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보건대 그렇게 유추를 해봄직하다. '포도순절'의 한 폭의 그림이 되어도 좋으리라. 지금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전 세계를 휩쓰는 때가 아닌 사시사철의 변화가 뚜렷했던 때, 절기는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 지구에 인간들에게 계절의 옷자락을 선사하곤 하였건만. 이리 저리 변덕을 부리는 날씨라 해도 이상기온은 모두 인간이 만든 터 그래도 아직까지는 계절은 솔직하다. 필자는 절기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느낀다. 4월 청명에 이어 해마다 각각의 절기가 다가올 때마다 남다른 감상에 빠지는 이유다. 때에 맞출 줄 알고 그 때에 맞추어 나의 삶을 조화시켜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이 하늘과 땅에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되 거스르지 않는 것, 이 보다 아름다운 조화를 필자는 알지 못한다./김상회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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