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할인 경쟁이 예상된다. 이달 들어서만 손보사 2곳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다만 꾸준한 손해율 상승으로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자보료 인하 여력이 적어 특약 할인율 확대 등으로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화재는 11일 책임개시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0.8% 인하한다. 지난해 8월 1.6% 내린 이후 8개월 만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낸 데다 사업비 부문이 크게 줄어 보험료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 삼성화재·MG손보 자보료 인하
삼성화재의 잇단 자보료 인하는 최근 새롭게 취임한 최영무 사장의 경영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삼성화재에서만 30년 경력의 자동차보험 전문가로 업계 생리를 꿰뚫고 있고 회사의 경영방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지난해 이후 소폭 낮아진 시장점유율에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6년 말 29.3%에서 지난해 말 28.6%로 0.7%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업계 내 자보료 인하 경쟁으로 대부분의 손보사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과 비교해 삼성화재의 점유율 하락은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이에 앞서 MG손보 역시 지난 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4.5% 인하했다. 유례없던 최고 수준의 할인율로 당시 MG손보의 결정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현재 낮은 재정건전성으로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MG손보의 파격적인 결정에 일각에선 '매각을 염두해 점유율 확대를 이뤄 인수가격을 제고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MG손보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저조했던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고객 스펙트럼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라며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큰 폭으로 보험료 인하를 진행하는 만큼 고객들의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특약 할인율 확대로 경쟁력 강화
이달 들어서만 2곳의 손보사가 자보료 인하에 나서면서 경쟁사들 역시 가격인하를 검토 중이다. 특히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움직이면서 대형 손보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도 삼성화재가 자보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타사가 잇달아 가격을 낮췄다.
다만 개선된 손해율을 이유로 자보료 인하를 결정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겨울 손해율이 다시 급등하면서 일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손보사들은 가격 인하 여력이 없어 특약 할인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당장 내달 1일부터 자동차보험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현재 개인용 일부 차종 4%에서 7%로 확대한다. 업무용은 5%, 영업용은 1% 할인해 준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차량이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리츠화재의 블랙박스 특약 확대는 자보료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외 현대해상은 오는 16일부터 자녀할인특약 범위를 세분화하여 할인율을 높일 예정이다. DB손보는 이에 앞서 지난달 자녀할인 특약 할인율을 5%포인트씩 올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자보료 인하로 경쟁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살피고 있지만 추가적인 여력은 없어 보인다"며 "대신 특약 할인율 확대 등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별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온/오프 합산·지난해 말 기준)
구분 / 시장점유율
삼성화재 / 28.6%
현대해상 / 19.8%
DB손보 / 19.3%
KB손보 / 12.5%
한화손보 / 5.2%
메리츠화재 / 4.8%
악사손보 / 3.9%
롯데손보 / 2.8%
더케이손보 / 1.9%
흥국화재 / 1.0%
MG손보 / 0.2%
자료 : 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