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부동산 규제 강화로 시세차익을 노리던 조합원 매물까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여전히 관망하는 분위기다. 집값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 9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가 보유한 고가주택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공백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단지/정연우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매매가 안 된다. 113㎡가 20억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아파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당분간 가격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연말께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집값이 떨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113㎡∼ 220㎡가 2006년 대비 3억∼4억원 올랐다. 지금은 재건축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원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평균 3000만원을 초과해 이익을 얻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까지 부담금을 납부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시행되다가 지난 1월부터 부활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주택을 팔지 않아 차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세금이 부과되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를 두고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띄고 있다/ 정연우 기자
맞은편 은마아파트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 가격이 올라 101㎡ 15억∼15억7000만원, 115㎡ 17억~17억6000만원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서로 눈치싸움을 하는 중"이라며 "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지기를,매도자는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에 대한 관망세가 나타난 이유로 4월부터 시행된 양도소득세 중과 역시 한 몫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 팀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거래는 대부분 이루어졌으며 거래를 하지 못한 이들은 장기보유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며 "가격 상승세가 둔화돼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