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산 알루미늄, 미국산 대두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향후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추세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중 갈등양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주요 기관의 올해 원자재 가격 전망은 세계은행이 전년 대비 0.6%, 국제통화기금(IMF)이 -0.5% 등이다. 다만 알루미늄과 대두 등 원자재의 경우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고 미중 간 무역갈등이 다른 분야로 확대되면 가격하락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중국산 알루미늄과 미국산 대두는 양국 간 과세부과 품목 포함 이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6일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2월 15일 대비 6.6% 떨어졌다.
미·중 간 무역갈등 외 글로벌 교역 및 성장 둔화, 원자재 수요 감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성향 강화 등 영향으로 원자재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비철금속 가격도 내렸다. 이 기간 니켈은 6.3%, 구리는 5.8% 하락했다. 재고수준 증가 요인이 겹친 아연은 10.0% 떨어졌다.
곡물은 지난달 들어 가뭄 완화와 무역갈등 우려가 겹치면서 하락했다. 미국이 미국산 대두 관세부과를 발표한 지난 4일 대두 가격과 S&P 곡물지수는 각각 2.2%, 1.5% 떨어졌다. 원유 가격은 지난 1일 중국의 맞대응 이후 6일까지 브렌트유 기준 3.4% 하락했다.
한은 조사국 국제경제부 관계자는 "앞으로 전개 상황에 따라 당분간 국제 원자재 가격은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미중 간 갈등이 추세적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원자재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 미중이 무역 합의에 도달할 경우 원자재 가격은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통상 압력은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지난해 기준 3752억 달러) 및 올 11월 열리는 중간선거 등을 감안할 때 지속될 것으로 봤다. 중국도 이에 대한 맞대응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보유 미국채 대량 매각 등 극단적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은 낮으며 미중 양국 간 협상을 통한 통상갈등 축소 노력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중국은 미국상품의 수입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조치 강화 및 금융시장 개방 확대에 나설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