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등급이 BBB+인 AJ네트웍스는 회사채 발행을 위해 올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910억원의 투자 주문이 들어왔다. 3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인 만기 1년 6개월짜리에 440억원, 100억원어치 발행 예정인 2년짜리에 47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BBB급 회사채의 몸 값이 오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인 3년물 스프레드는 419.3bp(1bp=0.01%포인트)였다. 지난해 말보다 1.5bp축소됐다.
삼성증권 박태우 연구원은 "BBB급의 주요 수요자로 리테일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가 나서기 시작하면서 비우량물의 스프레드 축소 여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면서 "향후 기업별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슈가 부각되지 않는다면 기관의 꾸준한 유입으로 비우량물 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BB'급의 몸 값이 더 오를수 있다는 얘기다.
BBB급 회사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찬밥 신세였다. 한독은 지난해 1년6개월 만기 300억원 규모 회사채 모집에 나섰다가 흥행에 실패했다. 수요예측에서 100억원 가량 부분 미달을 기록한 것.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0월 1년 6개월 만기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다. 기관 주문이 3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회사채 모집액의 네 배가 넘는 수요가 몰렸다. 2년 만기 회사채 1200억원어치를 발행키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 504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실적과 재무 구조가 좋아진 덕이다. 유가가 안정되고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조 8028억원과 9562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9079억원에 달했다. 2016년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6000억원대 순손실을 본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6년 말 10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500% 수준까지 낮아졌다.
한솔테크닉스는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09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500억원 어치를 발행할 1년 6개월 물에 1440억원, 300억원 모집 2년 물에 1650억원의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역시 실적이 좋아진 탓이다. 한솔테크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9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31.5% 늘었다. 2014년 말 4.2배였던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말 2.5배까지 낮아졌다.
크레딧 시장 한 관계자는 "증권사 및 리테일이 아닌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참여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기관 유효수요한솔테크닉스 910억원). BBB급 회사채가 사모가 아닌 공모 발행시장에서 선전 할 수 있다는 것은 회사채 시장 정상화에 매우 고무적이다. 투자자들이 등급에 대한 선입견보다 실질 상환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절대금리가 바닥으로 치달으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추구하는 일부 투자자들의 수요가 BBB급 채권들의 발행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