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전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투자를 시작한 A씨. A씨는 토스에서 제시하는 예상수익률을 확인하고 제일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투자 상품에 투자했다. 시중은행보다 이자가 높아 부푼 꿈을 꾸고 있던 A씨. 몇 개월 뒤 A씨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간편 송금 앱 토스(Toss)의 쉬운 투자 방법으로 투자자의 유입은 늘고 있지만, 위험성에 대한 별도의 안내가 없어 수익률에만 의존한 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는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은행과 증권사에 등록된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계좌조회 서비스와 무료·무제한으로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하고 대출추천을 받을 수 있는 신용관리 서비스다. 또 부동산과 펀드, P2P(개인 간 거래) 투자와 비트코인 간편 거래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에 토스의 이용자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토스의 누적송금액은 10조원을 넘었고, 누적 다운로드는 1200만 건을 기록했다. 또 올해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이 안드로이드 단말기 이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올해 토스의 2월 월간 이용자 수가 371만명으로 증가해 카카오뱅크(326만 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리성은 토스를 통해 투자하는 투자자도 증가시켰다. 최근 토스는 토스를 통해 P2P 금융기업 테라펀딩에 유입되는 소액투자 서비스 중 1월 투자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테라펀딩의 지난1월 신규 취급액이 233억원 내외임을 감안했을 때 토스를 통한 투자자 유입이 만만치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투자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토스를 통해 유입되는 투자자가 기존 투자자의 20%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속도에 비교해 투자자에 대한 위험성 고지는 아직까지 미비한 실정이다. 지난 14일 토스를 확인해본 결과 해외주식 투자에는 현재 증시현황과 현재가만 제시하고 있을 뿐 다른 증권 앱이 제공하는 누적수익률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누적수익률은 주식 설정일부터 현재까지의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지수상승률과 비교해 주식의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 사용된다.
해외주식 중 '알리바바'를 비교해본 결과 왼쪽 토스앱은 누적수익률을 나타내지 않은 반면 오른쪽 M증권앱은 누적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각 앱 캡처
또 P2P기업 중 일부는 투자수익률만 제공할 뿐 원금손실 가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어 투자수익률 만큼 원금손실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서비스 첫 화면에 위험성을 배제한 채 수익률로만 투자 상품을 제시할 경우 기업 간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기업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빨리 마감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위험성을 배제한) 수익률 경쟁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라는 점이다. 특히 토스를 이용하는 20대 이하 고객은 227만명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보다 2.7배 많고, 부동산 소액투자 연령대는 20·30대가 각각 42%, 39%로 나타났다.
토스 관계자는 "모바일 서비스 특성 상 메인 화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므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표기하고 사용자가 상품을 클릭했을 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구성했다"면서 "각 종목을 클릭해 들어가면 1달에서 1년 사이 다양한 기간의 누적 수익률을 그래프로 확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성 고지에 있어서도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고지를 상세 정보 와 투자 전 동의를 받는 형식으로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관련 전문가는 "아직 핀테크에 대한 규제가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아 더 큰 피해가 생기더라도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이 부족하다"며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투자자가 수익률뿐만 아니라 위험성을 꼼꼼하게 확인해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도한 수익률은 그만큼의 위험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