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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교훈, 권오갑의 스토리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현대중공업 제공



'뚝심 경영'으로 노사화합을 이끌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의 경영사례가 최근 한국GM, 금호타이어 등 벼랑끝 경영위기에도 임금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형 노사문화'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권오갑 부회장은 1주일에 최소 한 번은 구내식당을 이용하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식사 경영'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권 부회장은 회사의 위기와 경영 쇄신이 필요한 순간 빛을 발하고 있다.

◆2014년 취임후 직원과 끊임 없는 스킨십

권 부회장은 2014년 취임 후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는 일정을 잡기 시작했다. 취임 직후에는 약 50일간 40번 이상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이후에도 1주일에 한 번씩은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사내 미화원, 보안요원, 운전원 등을 사내 영빈관으로 초청해 함께 식사한 적도 있다.

임원들과는 1 대 1로 식사를 하며 임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회사의 경영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권 부회장은 회사 탈의실이나 목욕탕, 휴게실 등 현장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을 불쑥 찾아 시설을 둘러보며 개선점을 찾고 직원들과 편안하게 대화했다.

권 부회장의 식사 스킨십은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는 당시 구내식당에서 현장 직원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권 부회장의 스킨십 경영은 노사 화합으로 이어졌다.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2011년 무(無)파업 선언으로 화답했다.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어간 식사 스킨십도 지난해 임금협상 극적 타결 등의 한 배경이 됐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2014년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가 강경파로 바뀌면서 20년 만에 파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권 부회장은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자 비 오는 날 우산을 던지고 출근하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파업에 나서지 말 것을 호소했다.

◆'뚝심'으로 만든 노사화합

취임 후 꾸준히 직원들과 소통하며 현장의 문제점을 공감해 온 권 부회장의 뚝심 경영은 노사 갈등 해결에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우여곡절 끝에 2년치(2016·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그 뒤에는 권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조합원 합의를 이끌어낸 가장 큰 요인은 성과급과 상여금 분할 지급건이었다. 모두 권 부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약정임금의 185%로 예정된 성과급을 이번에 230%로 올렸다. 성과급은 그해 매출과 사고율 등으로 산출하는데 기준을 초과하는 성과급을 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한푼도 받지 못한다. 그는 솔선수범 차원에서 조선업 위기가 점화된 2014년 11월 이후 3년3개월째 월급을 받지 않고 반납해오고 있다.

상여금 분할 지급 방안도 노조원들의 안정적인 가계자금 운용을 위한 배려였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조합원들은 상여금을 두 달에 한 번씩 몰아 받아 실수령액이 월별로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이번에 800% 상여금 중 300%를 떼어내 매월 25%씩 월급에 포함시켜 균일화했다.

권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한 2014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는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이었다. 수주절벽으로 회사 생존이 불투명해지자 300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해야 했다. 노사관계도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었다. 노조는 2016년 말 민주노총에 가입하면서 전면 투쟁을 선언했고 파업도 2년간 23회나 벌였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노조 압박이나 파업에 휘둘리지 않았고 '원칙'을 고수하면서 회사 정상화를 이끌었다. 조합원과 꾸준히 소통하며 현장 경영을 펼친 것도 효과가 있었다.

앞서 권 부회장은 2014년에도 노조와 극적 타결을 이끌어 주목받았다. 2014년을 불과 10시간 남겨 놓은 시점에서의 노사간 임단협을 극적 타결한 것이다. 협상 결과, 사측 안이 대부분 수용됐다. 권 부회장이 부임 이후 회사 위기와 경영 쇄신 필요성에 대해 임직원 설득에 나섰던 것이 결과적으로 결실을 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노사 갈등으로 힘겨운 상황에서 권 부회장은 출근길 직원들을 만나고 비전을 제시하며 노사 타협을 이끌며 좋은 선례를 남겼다"며 "다른기업들도 귀감으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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