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갑질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조현민 전무에 이어 그의 모친이자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새로운 갑질 증언이 나온 것이다.
17일 KBS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에서 10여년 간 부기장을 지내다 해고된 A씨는 이명희 이사장의 갑질을 자주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명희 이사장이 하는 폭언과 욕설의 대상은 대부분 경비원과 정원사, 가사도우미 등.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였는데, 폭언도 모자라 심지어 물건을 던지기까지 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야! 그걸 못하냐' 그러면서 성질나면 '꺅' 소리를 지르고 막 집어던지기도 했다"며 "조현민 전무 음성 속 '야~'라고 패악을 지르는게 꼭 그대로다. 자기 엄마가 하는 것을 그대로 배운 거다"고 말했다. 조현민 전무가 어머니인 이명희 이사장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날 다른 한 매체도 과거 이명희 이사장에 갑질 피해를 입은 B씨의 증언을 보도했다. 2011년 3개월간 이사장의 수행기사로 일했다는 B씨는 일하는 동안 목격했던 일화들을 폭로했다. 그는 "(이 이사장은)하루를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났다. 집사가 조금만 늦어도 바로 '죽을래 XXX야', 'XX놈아 빨리 안 뛰어 와' 등 욕설이 날라 왔기 때문에 집사는 항상 집에서 걷지 않고 뛰어다녔다"며 곧 자신에게도 "'이것밖에 못 하느냐며 XXX야'" 등의 욕설과 폭언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사장이 자택으로 대한항공 임직원 5~6명을 줄줄이 호출해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도 전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이어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이명희 이사장의 폭언 등 갑질 논란의 범위가 한진그룹 오너 일가로 확산되면서 대중들의 분노 역시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의 '대한'을 떼라", "태극 문양을 비행기에서 떼라"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고, 온라인에선 불매 운동도 일어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