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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명품브랜드 기부는 짝퉁.."배당으로 불리고 로열티로 절세(?)"

펜디코리아, 스와치그룹, 페라가모·….

이들 외국계 기업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기부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 시장에서 많게는 매년 조 단위 매출을 올리지만 정작 사회 환원에는 인색하다.

일부 업체는 적자를 기록한 해에도 수 백 억원에 달하는 '배당 잔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배당 성향이 100%가 넘는 기업도 있다. 순이익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쌓아둔 내부유보금까지 빼간 셈이다. 과도한 로열티를 본사에 보내면서 세금 회피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이익 송두리째 본국에…고배당 논란

순이익과 맞먹는 금액을 배당해 이익 대부분을 본국으로 유출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고배당' 행태가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295원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금 총액은 939억원. 당기순이익 2437억원의 38%에 달한다.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의 3분의 1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한 것. 국내 은행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액)이 20~30%대 임을 고려하면 최고 2배 가량 높은 셈이다. 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COIC(Citybank Overseas Investment Corporation)로 지분 99.98%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배당금의 100%가 해외 본사로 송금되는 셈이다.

고배당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6월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지속하겠다. 이를 위해 2017년 사업연도의 이익배당을 유보하기로 (본사에) 건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125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45.68%에 달했다. 배당금은 해외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으로 돌아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총 배당금은 458억원으로 작년(456억원)에 비해 2억원 늘었고, 배당성향은 63.16%로 작년(52%) 11% 증가했다. 이 회사의 지분 51%를 다임러AG가 보유하고 있다. 234억원의 돈을 챙긴 셈이다.

뉴스킨코리아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09%에 달했다. 배당 총액은 250억원에 달했다.

고배당뿐 아니다. 상품 사용료, 경영 자문료, 기술 도입료 등 각종 로열티 명목으로 본사에 송금되는 돈도 상당하다.

유니클로(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06년 340억원이던 매출이 2017년(8월 결산) 1조2376억원으로 36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로열티는 2억3000만원에서 259억원으로 110배 이상 증가했다.

아디다스코리아도 지난 2016년 회계연도에 상표 사용료(969억원), 국제마케팅비(419억원) 명목으로 당기순이익(1070억원)을 웃도는 돈을 본국에 보냈다. 올해도 적잖은 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담배업체인 필립모리스코리아도 필립모리스 글로벌 브랜드(Philip Morris Global Brands Inc.)와 CTPM 인터네셔널(International) S.A.에 상표권 사용에 대한 대가로 순매출액의 6~12%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로열티로 계상된 금액은 511억53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1조2634억원을 올린 스타벅스는 1998년부터 스타벅스 해외 자회사(SBI Nevada)와 상표·기술 사용 계약을 맺고 매년 로열티를 내고 있다. 로열티는 매출의 5% 수준으로 지난해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로열티를 책정한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절세이고, 나쁘게 말하면 세금 회피"라며 "미국의 경우 동종 업계보다 지나치게 로열티가 높은 기업의 조세 회피가 의심되는 경우 실질 과세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실질 과세 관련 근거 규정이 있어도 실제 집행은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열티로 절세…기부는 짝퉁 수준

스와치·오메가·브레게 등을 수입하는 스와치그룹코리아는 5년간 매출이 5.71%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한 푼도 없었다. 수 천 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명품시계 수입업체들의 연간 기부액이 고급 시계 1개의 판매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르티에'피아제'IWC 등을 수입하는 1위 업체 리치몬트코리아는 5년간 기부금 총액이 2억8151만이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기부는 없었다. 3월 결산인 이 업체의 2017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액은 6331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이었다. 2012∼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52.96%, 78.32%로 성장세다.

페라가모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 업체는 지난해 1411억원의 매출과 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679억원을 쌓아두고 있다.

지난해 뉴스킨코리아는 3억5008만원(이하 2016년 1억2461억원), 한국시세이도 177만원(464만원), 한국로렉스 2억원(1억5000만원),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 530만원(1280만원), 보테가베네타코리아 130만원(0원), 롱샴코리아 112만원(108만원) 등을 기부금으로 썼다.

반면 펜디코리아, 에르메네질도 제냐 코리아, 불가리코리아, 스와로브스키, 입생로랑코리아, 발렌시아가코리아, 로로피아나코리아 등은 기부에 인색했다.

쥐꼬리 기부를 하는 건 비단 명품업체만의 일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2017년 매출의 0.11%(21억4334만원) 정도를 사회에 환원했고, 지난해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아디다스(6억2796만원, 매출액 대비 0.06%)와 필립모리스(16억7458만원,0.19%) 모두 기부에 인색했다.

수입차 업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649만원), 포르쉐코리아(2억원), 볼보자동차코리아(2억8286만원) 등이 기부에 나섰지만 체감액은 낮다. FCA코리아는 지난해 기부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외국계 제약업체들 역시 기부에 지나치게 인색했다.

한국알콘과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가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고, 한국엘러간(10만원) 한국페링제약(200만원) 얀센백신(500만원) 한국룬드벡(1629만원) 등도 기업 기부라 무색할 정도다.

왜 이들이 제 몫을 챙기는데는 큰 손이지만, 남주는 데는 구두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문화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외국 기업을 보면 수 백 억원 연봉과 스톡옵션을 받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적잖다. 그 배경에는 경영성과가 있다. 고배당은 주주에 대한 '변형된 보수' 성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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