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약탈적 대출금리 손봐…김기식 원장, 금융소비자보호법 드라이브 거나
"금융소비자의 부담은 완화하고 보호는 강화하겠다."(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 내용)
문재인정부 들어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금융사의 과도한 대출 금리는 규제하고, 채무자는 보호하는 등 금융사와 소비자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다는 방침이다.
은행별 '연체가산금리 인하' 시행일정./은행연합회
◆ '약탈적 대출금리' 이제 그만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 중 가계·기업대출 연체 시 기존 약정 이자에서 추가되는 가산금리를 현행 6~8%에서 3%로 인하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금융사의 과도하거나 불공정한 '약탈적 금리'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가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 이달 말부터 연체이자율 상한을 '약정금리+3%포인트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이미 경남·기업·우리은행은 연체 가산금리 인하를 실시 중이며, 나머지 은행도 전산 반영 등에 따라 이달 30일까지는 시행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번 정책을 통해 연간 가계대출 약 536억원, 기업대출 약 1408억원으로 총 약 1944억원의 연체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금리 상한선도 낮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는 동시에 서민·취약차주 등을 보호하기 위해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24.0%로 인하했다.
중금리대출에도 상한선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 4~10등급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되고 가중평균금리가 18% 이하인 가계신용대출 상품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가중평균금리 기준을 16.5% 이하로 내리고, 최고금리 한도도 20% 미만으로 기준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이 밖에도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소각하고, 장기소액 연체채권은 탕감해주는 등 금융소비자 보다 금융회사의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부터 연체차주의 주택을 처분하기 전 반드시 차주와 상담하도록 하고 조건을 충족하면 담보권 실행을 최장 1년간 유보해주는 연체 차주 보호 조치도 시행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7년째 공회전' 금융소비자보호법 기대
7년째 제자리 걸음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재추진도 기대되고 있다.
금소법은 금융사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취지로, 다수 피해자 일괄구제제도 및 분쟁조정절차 중 소송제기 금지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지난 2012년 처음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가 결실을 보지 못했고, 지난해 5월 다시 국회에 발의됐으나 11개월째 계류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중장기 계획으로 ▲다수 피해자 일괄구제제도 ▲분쟁조정절차 중 소송제기 금지 ▲소액분쟁조정에 법적구속력 부여 등 금융소비자 보호법안 제·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 카드수수료도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내년 1월부터 부과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지난 2월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2012년 2.77%였던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난해 1.88%까지 낮아졌으나, 영세·중소가맹점 등 보호를 위해 추가 인하가 전망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2주만에 사퇴하면서 각종 금융 개혁안이 동력을 잃긴 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대한 기존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라며 "금감원이 안정화되고 나면 관련 정책 추진에 더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