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1분기에 968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리딩뱅크' 자리를 선점했다.
KB금융은 19일 올해 1분기 순이익 9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대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KB금융 관계자는 "각종 규제 영향으로 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우량 중소기업대출에 집중하면서 원화대출금이 견조하게 증가했고, 적극적인 인력구조 개편과 비용절감 노력,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통해 비용효율성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비은행부문 실적과 관련해서는 "KB증권의 경우 은행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면서 경상이익 체력이 개선되고 있으며, KB손해보험은 분기당 1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시현 중에 있어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개선에 따른 이익기반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순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어난 2조143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과 은행의 NIM은 각각 2.00%, 1.71%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6289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초로 6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증시호조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이 늘었고, 주가연계증권(ELS) 등 신탁상품 판매가 증가했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645억원으로 IFRS9 도입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KB금융의 총자산은 452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5% 증가했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5.08%, 14.52%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가 20일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KB금융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536억원이다.
리딩뱅크 자리는 2008년까지는 KB금융이, 이후부터 2016년까지는 신한지주가, 다시 지난해부터는 KB금융이 탈환한 상황이다.
당분간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앞서는 구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16년 2분기 현대증권 인수에 이어 2017년 2분기 보험과 캐피탈의 완전 자회사화로 신한지주와 격차를 벌려놨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2014년부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자산과 이익을 늘려왔다"며 "올해도 KB금융의 순이익이 3조4800억원으로 신한지주 3조1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ING생명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면 리딩뱅크 언제든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