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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DGB금융 차기 회장 3파전...'경북고' 인맥 부활에 우려의 목소리

-DGB금융지주 경북고 인맥 부활?…영남대 대구상고 힘 빠지자 재부상

대구광역시 DGB대구은행.



DG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과 행장 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선 다시 '연고(족벌)주의(네포티즘·nepotism)'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인규 전 회장 라인(대구상고·영남대)과 반대파(경북고 등) 간 세력 싸움이 갈수록 더해지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회장은 외부, 행장은 내부 출신'을 유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불법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의혹으로 박 전 회장이 사퇴한 만큼 조직 안정과 개혁을 위해선 외부 출신 지주 회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DG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외부출신인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 박병탁 씨티은행 부행장 등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후보 6명 가운데 내부출신 2명 모두 나이가 65세 이상인 데다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수사받은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명은 'MB맨'으로 분류되고 있다.

문제는 '경북고' 인맥의 네포티즘이 부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과 박병탁 씨티은행 부행장이 모두 경북고 출신들이다.

DGB금융지주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박인규 전 회장의 비리로 대구상고 출신들이 힘 빠진 사이에 이들과 경쟁 관계였던 '경북고' 인맥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뭉치기기 시작했다"면서 "'네포티즘(연고주의)'에 쪼그라든 DGB금융지주가 다시 특정 세력의 손에 넘어 간다면 또 다른 '박인규 체제'가 될 뿐이다. 철저하게 능력과 실력으로 검증된 인사가 와야 DGB금융지주가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경북고와 대구상고는 오랜 숙적의 경쟁관계다.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경북고의 부활을 외치는 이들이 있다"면서 "과거 아픈 상처가 재발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오랜 침묵을 털고 한풀이 인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1992년 3월 대구은행 정기주주총회장. 5대 행장인 이상경 행장(경북고)은 대구상고 출신 K전무를 내 친다. K전무는 은행 안팎에서 행장감으로 꼽히는 인물이었지만, 수장이 되지 못한 아쉬운 예로 남아 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 행장이 차기 행장감으로 물망에 오르던 K 전무를 퇴진시키고 경북고 출신을 전무 자리에 앉혀 대구상고 출신이 다수인 노조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노조에서 은행장 독선인사 규탄 서명운동을 벌여 이 행장도 결국 사퇴하고 6대 행장으로 외환은행 출신인 홍희흠 행장을 외부에서 영입한다. 승자가 없는 양패구상(兩敗俱傷·쌍방이 다 패하고 상처를 입음)이었던 셈이다. 상처는 고스란히 은행 조직원과 지역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지역 원로와 전문가들은 박 전 회장 퇴임 이후 금융권(특히 지방은행)에서도 '끼리끼리' 문화를 타파하기 위한 대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경북지역의 한 원로는 "회장이 바뀌면 '선거동맹'을 '경영동맹'으로 바꿔야 조직을 올바르게 운영할 수 있는데, 박 전 회장은 이보다도 협소한 '개인동맹' 성격의 인사를 했다"며 "지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인맥, 지역이기주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파벌주의를 버리고 능력있는 인사를 앉혀야 한다. 그 시작이 또 다른 적폐의 싹을 자르는 일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역대 11대 대구은행장의 출신 고교를 보면, 경북고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임추위도 경북고 출신들이 상당수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3명은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 박병탁 씨티은행 부행장 등 3명이다. 이 가운데 이경섭 전 행장은 인맥에 가장 취약하다. 대구 달성고와 경북대 출신인 그는 지역 토박이로 농협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농협 출신으로 DGB 내부 조직의 지지나 경북고 인맥이 포진해 있는 DGB금융지주 임원추천위와 인연이 없다.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은 경북고 출신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큰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 박병탁 씨티은행 전 부행장도 경북고 출신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북고 동기동창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특정 집단에 금융권력이 집중되면 금융산업의 후퇴는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최고 경영진이 정치권 줄이나 타고 내려오면 실력보다는 정치 풍향에 기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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