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서로 손을 잡고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양 옆에선 남북의 수행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북한이 핵실험장을 다음달 폐쇄하면서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키로 했다.
서울시간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간도 우리와 맞추기로 했다.
올 가을 남북정상회담 평양 개최가 확정적인 가운데 내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한,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부 핵 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할 것이라 전했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고, 북측이 준비되는대로 일정을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 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대외에 공개키로 한 것은 북한 핵의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몇 주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미국에 대한 이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한의 표준시도 같이 맞추자고 먼저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일 오후 문 대통령 내외와 환담하면서 "평화의 집 대기실에 시계가 2개 걸렸는데 하나는 서울 시간, 다른 하나는 평양 시간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를 보니 매우 가슴이 아팠다.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먼저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올 가을엔 평양, 내년엔 서울에서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도 무르익고 있다.
두 정상이 합의한 이번 '판문점 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에 대해 "두 분 정상이 대화하면서 평양·서울·제주도·백두산 등의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김 위원장도 초청을 받으면 청와대에 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