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총수로 인정 받아…신동주 회사 계열사 편입에 우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총수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도 신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상 롯데의 동일인을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 회장으로 변경했다. 이에 롯데는 신동빈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이날 공정위 발표 관련해 "공정위가 롯데의 경영현실을 반영하고 롯데의 계열범위를 가장 잘 포괄할 수 있는 인물로서 신동빈 회장을 동일인 지정한 만큼, 신동빈 회장이 공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롯데를 대표하며 경영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신 회장은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룹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는 이러한 롯데의 개혁작업이 지체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일인이란 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으로서 동일인을 중심으로 동일인 관련자(친족·비영리법인·계열사·임원 등)와 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범위를 결정·확정하기 때문에 대기업집단 시책의 기준점이 된다.
롯데는 공정위가 동일인을 신 회장으로 변경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후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오는 6월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을 이사로 선임할 것과 신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안건을 제출하는 등 경영권 탈환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공정위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있지만 지분 요건과 지배력 요건 등을 볼 때 신 회장이 동일인임이 명백하다"며 "신 회장은 롯데지주의 개인 최다출자자이자 대표이사이며, 지주체제 밖 계열회사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한 호텔롯데의 대표이사로서 사실상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는 기업문화 개선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그동안 신 총괄회장 1인 지배체제에서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다. 신 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강화, 여성인재 육성 등 롯데의 변화를 주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110조8000억원에서 올해 116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소속회사도 90곳에서 107곳으로 늘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이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해당 회사와 그 자회사까지 총 14개사가 모두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은 "신동주 씨가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이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해당회사와 그 자회사까지 총 14개사가 모두 롯데의 계열사로 편입됐다"며 "이 회사들은 롯데의 경영상 판단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계열사로 편입된 것으로, 향후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로서 공시 의무 및 규율 준수 등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