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총재와 구로다 총재는 모두 지난달 연임된 바 있다./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등 한·중·일 3국 경제 수장들은 4일(현지시간) "남북 정상 간 이뤄진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된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 경제 수장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이 참여한 이번 회의는 아세안(ASEAN+3·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개최 전 한중일 간 역내 금융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각국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과 관련 "향후 역내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대신 장 젠신 중국 인민은행 심의관, 위 웨이핑 중국 재무차관 등 '2인자'들을 내보내 한중일 3국 간 경제 수장의 만남은 무산됐다.
김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평화 정착과 공동 번영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정착되면 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공영을 실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이달 중 일본에서 개최될 제7차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가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전세계의 평화 노력이 향후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 등 3국 경제 수장들은 "우리는 세계 경제 회복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하방 위험 요인들을 경계한다"며 "보호무역주의, 예상보다 빠른 금융시장의 긴축 움직임, 지정학적 긴장 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개방되고 원칙에 따른 무역과 투자를 위해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저항한다"며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며 한중일 간 소통과 협력을 개선하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 각국 경제 수장들은 역내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를 점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