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만난 김상조, "일감몰아주기 선제적으로 개선해 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대그룹 전문경영인을 만나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대해 "일시적으로 조사나 제재를 회피하면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잘못된 관행을 지속하기 보다는 선제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개최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10대그룹 전문경영인들과 정책간담회에서 "일감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의 희생 위에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고 편법승계와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는 잘못된 행위"라며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고 공정경제와 혁신성장 모두를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재계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순환출자 해소 등 그간 재계의 지배구조 및 거래관행 개선노력에 대해 시장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며 "앞으로도 개선사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각계의 엇갈리는 평가에 대해서는 "특정 시각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면서 재벌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현실에 맞추어 조정하되 3년 내지 5년의 시계 하에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을 위해 재계의 협조를 구했다. 그는 "공정위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실체법과 절차법을 망라한 공정거래법제의 전면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재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회사, 공익법인, 사익편취규제 등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거래관행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가 밝혀지면 재계에서도 함께 해법을 고민해 달라"고 덧붙였다.
재계와 계속 소통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재계에서 정부의 기업정책 또는 혁신성장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해 달라"며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시면 적극 참석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지금처럼 자주 재계와의 만남 자리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1년 후 정부출범 2년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다시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10대그룹 전문경영인들은 공정경제와 혁신성장과 관련해 다양한 내용을 건의했다.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오늘 간담회 자리가 기업의 애로와 정부의 고민 등 정부와 재계가 소통하기 위한 자리로서 폭넓은 의견을 전달하고 청취하는 기회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삼성 윤부근 부회장, 현대차 정진행 사장, SK 김준 수펙스위원장, LG 하현회 부회장, 롯데 황각규 부회장, GS 정택근 부회장, 한화 금춘수 부회장, 현대중공업 권오갑 부회장, 신세계 권혁구 사장, 두산 이상훈 사장, 대한상의 김준동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