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당일 순방을 마친 후 지난 9일 밤 서울공항에 도착, 참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활주로를 걷고 있다. /청와대
"그동안 열심히 했습니다만 미흡한 부분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세운 정부라는 것을 끝까지 잊지 않고,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은 10일 청와대 페이스북 등 SNS에 깜짝 등장해 국민들에게 직접 인사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이날 아침 청와대 경내에서 촬영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와 이어진 한·일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등 12시간이 넘는 숨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한 밤중에 넘어온 터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날 영상과 별도로 일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직접 작성한 글도 SNS를 통해 공개했다.
"처음처럼,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국민이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음, 많이 달라졌어. 사는 것이 나아졌어'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쉼 없이 달려온 지난 1년에 대한 소외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한 1년이었다.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면서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고자 한 1년이었다"면서 "핵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고자 한 1년이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시켜 세계 속에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한 1년이었다. 무엇보다 국민들께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드리고자 한 1년이었다"고 회상했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으로 보면 여전히 그 세상이 그 세상 아닐까 싶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뒤에서 끌어당기는 힘도 여전히 강고하다"면서 "하지만 국민들께서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손을 꽉 잡아주신다면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지금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은 국민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도 국민이다. 단지 저는 국민과 함께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평화가 일상이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 인근 주민들과 이날 저녁 청와대 녹지원에서 음악회를 즐기는 것으로 취임 1주년 기념을 대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음악회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로 인해 교통과 통행 등에 불편함을 겪었을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자고 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악회에는 청와대 인근의 청운동, 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가회동 등에 사는 주민들과 중·고등학생, 종로구청과 동 주민센터 직원, 그리고 가까이 있는 서울맹학교 학생과 교사, 서울농학교 학생과 교사 등 300여 명이 초청됐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사회를 본 이날 음악회는 작곡가 김형석씨의 피아노 연주, 가수 나윤권씨와 여성듀오 '옥상달빛', 크로스오버 퓨전밴드 '두 번째 달'의 노래 등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김 여사의 방문은 주최측에도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큰 기쁨이면서 동시에 힘이 드는 일이다. 한부모 가족이 사회적 편견이나 제도적 미비로 인해 양육이 더 힘들어지면 안 될 것"이라며 5월10일을 한부모가족의 날로 제정한 것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