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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장바구니 물가 더 뛴다···정부 물가 1%대 '미스터리'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박모 씨(37)는 최근 감자를 사려다 깜짝 놀랐다. 감자 한 개 가격이 2000원을 훌 쩍 넘어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무우, 호박 가격 역시 지난달에 비해 크게 올랐다.

박 씨는 "도시락 반찬을 만들려고 했는데 채소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TV에선 물가 상승률이 1%대라는데 장보러 나오면 지갑을 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째 1%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고, 지난 4월 수입물가는 7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동안 묶여 있었던 공공요금까지 6월 지방 선거 후 오를 가능성이 커 이례적인 저물가 행진에도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는 가중되는 '물가 미스터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아 제한적 '스몰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수입물가 7개월 만에 사상 최고

14일(현지시간)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0.4%(0.26달러) 오른 70.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62%(1.25달러) 상승한 78.3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임박했다는 경고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란의 원유 공급 감소 등의 이유로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높은 원자재 수입 비중을 감안하면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주요 곡물 가격도 오름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173.1포인트보다 오른 173.5포인트를 기록했다.

덕분에 가공식품 가격 인상 행렬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콜라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9% 오르는 등 일부 품목의 상승 폭이 컸다. 콜라에 이어 즉석밥(8.1%), 설탕(6.8%), 어묵(5.8%)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고 두부(-33.2%), 냉동만두(-12.7%), 햄(-4.7%), 맛살(-3.0%) 등은 하락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수입물가가 7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85.03(2010=100·원화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1.2%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 만에 최고치인 1.6%(전년 동기 대비)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1.8%)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매력이 떨어지면 기업 매출이 줄고, 3% 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로 오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80달러까지 오르면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약화로 소비가 0.81% 줄어 들고 기업 매출 감소, 원가 상승 등으로 투자는 7.5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 비용이 올라 석유제품의 제조 원가가 7.5% 상승 압력을 받고 이에 따라 석유제품 원가 비중이 높은 화학·운송 산업에서 생산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다만 수출은 1.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원가 상승에 따른 감소 효과와 단가 상승에 따른 증가 효과가 동시에 발생하지만 단기적으로 수출단가 상승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당분간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동 위기에 따른 원자재 공급망 혼란이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원자재 투자에 대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원자재에 투자할 경우 향후 1년 내로 1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SK증권



◆"점증하는 인플레이션 기대"…금리인상 가능성은?

체감물가는 고공행진이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2%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인플레율 전망치를 하향조정(1.7→1.6%) 하면서도 "내년에는 물가가 목표치(2%)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금리 결정을 할 땐 현재보다는 1년 후 물가를 더 우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 인상의 고려 요인으로 물가보다 소비·투자·고용 등 실물지표를 더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낮은 물가 상승률이 금리 인상의 제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물지표 개선세만 확인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8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보면, 1분기 국내총생산은 395조9328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분기보다 1.1%,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9.8을 기록해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점(100)을 밑돌았다. 통계청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해 7월 101.2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3월에 100.4까지 하락했다.

SK증권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그 정도에서 우리나라는 중간쯤 된다"면서 "그 순위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각종 제품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는 초입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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