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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强)달러 시대] ① 원화값 나홀로 강세



#. 수입가공업체 B사는 요즘 환율 걱정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 업체의 재무담당 한 임원은 "환율이 1원 움직일 때마다 순이익이 많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왔다 갔다 한다"며 "환율이 오르면 손해보는 장사를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 B사는 달러값 상승세가 오히려 부담이다. 원화가 달러와 동행하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영업담당 부사장은 "달러가 강세를 보여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문제는 주요 경쟁사들이 몰려있는 일본 엔화나 신흥국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달러 몸값이 뛰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는 원화값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장기적으로 통상 보복 등 실익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불안만 키울 것이란 우려도 크다. 환율하락(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낙수효과'(내수 회복)도 예전 같지 않다.

특히 한국경제의 체력이 좋아졌지만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나타나는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달러 강세에도 원화값은 나 홀로 강세?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장밋빛이다.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려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4%보다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경기가 지금처럼 좋을 때 얘기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로 바뀌려면 수출이 잘 돼야 한다.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액은 500억6000만 달러(약 53조5642억 원)로 지난해 4월보다 1.5% 감소했다. 월간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 제조업의 지난 3월 평균 가동률은 70.3%로, 70%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달라값이 뛰고 있어 큰 걱정 하나는 덜었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4월 이후 3.4%나 뛰었다. 15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7% 안팎 치솟으면서 장중 93.457까지 올랐다.

수출기업들은 보통 환율이 오르면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매출이 늘어난다.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0원 가량 오르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8000억원 안팎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연간 1조2000억원,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원화값 상승)할 경우 자동차업계 매출이 연간 4200억원 감소한다.

하지만 환율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

일본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의 '엔저'가 주력 품목의 수출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산업연구원(KIET)의 '해외생산 확대가 수출에 미치는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은 2011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14년 일본 수출은 6900억 달러로 3년 만에 15.8% 줄어 들었다.

보고서는 "엔화·달러 환율 가치 하락에도 수출 회복이 더딘 현상은 해외생산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기업 상당수도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KIET 측은 "일본에 비해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일본의 정책 선택과 동향을 반면교사로 삼아 미래 정책수립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과 환율의 상관관계도 떨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환율이 제조업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1992년 대비 27% 감소했다.

특히 원화값이 달러 값과 동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화값은 한 달 전(4월 16일)에 비해 0.1% 절상됐다. 연초에 비해서도 0.4% 절하되는데 그쳤다. 반면 주요국 통화는 하락세다. 일본 엔화와 유로화는 달러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1.0%), 인도 루피(-1.6%), 남아공 란드(-2.0), 브라질 헤알(-5.5%), 멕시코 페소(-8.0%) 등 모두 하락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GDP 대비 5%에 달하는 경상흑자와 통합재정수지 기준 재정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국가 중 하나이다"면서 "이는 한국 원화가 이머징 통화 내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긴축발작은 '경계'

급격한 달러 강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사실 2017년 이후 진행된 신흥국의 상대 강도 회복에 있어 달러의 약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고, 달러의 추세적 강세가 진행될 경우 큰틀에서의 시나리오 를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내포하는 소재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급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와 여기서 파생되는 달러 강세 압력에 대한 기대는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 미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역류하면서 달러 강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단기적으로 미국 내의 공장 가동률은 상승하고 경제 성장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또한 달러 강세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나타나는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환율변동성 확대가 신흥국 경기 전반의 펀더멘털 약화 또는 가파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것이 아니라면 현 시점에서 2013년과 같은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면서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이 높아지는 등 외부충격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아졌다는 점 등이신흥국 경기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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