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상승세(채권값 하락)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에 채권시장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 금리 상승에 발을 빼려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빠져 나간 가운데 일반투자자도 직접투자를 꺼리고 있다.
채권 중에는 국채 거래가 급감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하반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 이 같은 시장 경색은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분기 채권거래량은 1762조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감소세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17년 전체 채권 시장의 거래량은 6921조원으로 전년 대비 883조원(-11.3%) 감소했다.
유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거래회전율은 2017년 기준 377.4%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국내 채권 유통시장이 위축된데는 국채의 거래량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채권 유통시장은 국채 및 통화안정증권 거래 위주로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이 중 국채 거래량이 지난해 -17.2% 급감하며서 시장이 위축됐다.
올해 1분기에도 국채 거래량 감소세(전년 동기 대비 -8.7%)는 이어지고 있다.
크레딧 시장 한 관계자는 "회사채는 기대수익이 높은 크레딧 채권에 대한 선호 증가 등으로 거래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부진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장외 시장의 위축 및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장외시장은 채권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1분기 중 채권거래량은 각각 전년 대비 3.7%,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했다.
지난 2013년 6088조원에 달했던 장외 채권 거래량은 지난 2015년 5231조원, 지난해 4513조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자본시장연구원 장효미 연구원은 "금리 상승 기조로 채권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은행, 자산운용, 보험 부문의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걱정은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회사채 발행시장으로 옮겨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하반기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아서다. 살아나기 시작하던 경기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 같은 시장 경색은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에 빠진 기업이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을 이유로 신규 투자에 나서지 않고 보수적인 재무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는 안심이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에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총 규모는 11조927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원 가량 발행됐던 것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흥행에도 성공했다. 1분기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당초 8조9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 매수가 몰려 발행액을 4조원 가까이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