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 성장성 및 수익성, 안정성 지표./한은
지난해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역대 최저치로 기업의 안정성도 개선됐다.
다만 반도체 편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 간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7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지난 2013년 현행 방식의 통계를 시작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매출액 증가율이다.
한은 조사는 국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2만3145곳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15년 -2.4%에서 2016년 1.1%로 플러스 전환된 이후 2017년 10%에 가깝게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9.8%로 전년 -1.4%에서 크게 상승했다. 비제조업은 같은 기간 4.4%에서 9.9%로 높아졌다.
반도체를 앞세워 기계 및 전기전자 업종 매출액이 18.6% 늘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수출액은 979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7.4% 급증했다.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석유 및 화학은 14.5% 증가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건설 11.7%, 도소매업 10.1%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수익성 지표 역시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4%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8.4%, 비제조업이 5.9%를 각각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주요 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기업경영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부채비율 및 차임금의존도 등 안전성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국내 기업 부채비율은 92.3%, 차입금의존도는 25.1%로 모두 하락했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3.9%포인트 하락한 65.7%, 비제조업 부채비율은 144.6%에서 135.4%로 낮아졌다.
한편 지난해 기업 실적 개선이 반도체 호황에 의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전체 매출액 증가율(9.9%) 중 반도체 포함 기계·전기전자가 3.3%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두 개 기업의 전산업 매출액 비중이 6.4%에서 11.4%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