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과학과 장백철 교수, '역학조사 시스템' 갖춰 감염병 발생시 신속대처 가능
상명대 컴퓨터과학과 장백철 교수가 개발한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의 28일 워드크라우드(wordcloud) 정보. 실시간 뉴스와 SNS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상명대학교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부정확한 정보와 그로 인한 감염공포 확산에 따른 국가적인 손실이 컸다. 당시 메르스에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의 사망자가 발생(치사율 20.4%)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를 키운 부족한 정보와 감염공포를 예방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 개발됐다.
28일 상명대에 따르면, 컴퓨터과학과 장백철 교수가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Epidemic Prevention Platform, http://www.epidemic.co.kr)을 최근 오픈하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제2의 메르스 등 국가적인 감염병 사태 발생시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감염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보다 신속한 대처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플랫폼은 감염병과 관련한 유용한 실시간 데이터를 자동 수집해 공급하는 웹기반 시스템이다. 감염병에 대한 온라인 뉴스나 SNS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관련 키워드, 뉴스, 트위터를 보여준다. 또 질병관리본부의 전국 감염병 발병 통계를 지역별, 감염병별, 시간별, 나이별, 성별 시각화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감염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염병에 대한 정보나 예방법 등 정적인 정보로 잘 읽히지 않는다. 장 교수가 개발한 플랫폼은 감염병 관련 질병 정보는 물론, 감염병과 관련한 무지로 인한 사회적 공포를 없애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 감염병 환자 현황의 경우 그래프로 표현해 엑셀 파일 등 수치화된 정보보다 가독성이 높다.
특히 뉴스와 SNS 등에서 언급되는 감염병 등 질병과 관련한 뉴스와 콘텐츠 등의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보여준다. 포털의 뉴스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검색하기 까다롭지만, 플랫폼에선 날짜만 지정하면 해당 일자의 감염병 관련 토픽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장백철 상명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지금 포털을 보면 온통 남북 관련 뉴스인데, 며칠전 인도에서 발생한 치사율 70%의 니파 바이러스라는 감염병이 발병했다는 소식은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며 "포털 속성상 시간이 지나면 찾기 힘든 관련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감염병은 예방과 치료 등이 중요하지만, 지난 2015년 메르스사태때 처럼 정보의 부재나 부족으로 인한 감염공포가 더 큰 문제다. 빅데이터를 수집한 결과와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도록 해 이러한 공포증을 없애는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메르스 당시 정보가 부족해 과도한 감염공포에 시달렸던 문제가 컸다"며 "온라인에서 자주 언급되는 횟수를 기반으로 한 '워드클라우드(wordcloud)'를 통해 특정 시점에 발생했거나 우려되는 감염병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가 개발한 플랫폼은 특히 '역학조사 시스템'을 갖춰 감염병 발생 후 신속한 사태 파악과 대처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메르스 때는 감염 경로에 대해 병원 의료진 등이 감염 환자의 동선을 수기로 파악하느라 신속한 대처가 힘들었지만, 역학조사 시스템을 통해 감염자 위치와 시간별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다만 역학조사 시스템의 경우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고, 사용자가 많아야 의미가 있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앱을 다운로드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평상시에는 웹사이트에서 질병 관련 정보를 보면 된다"며 "메르스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신의 동선이 노출되는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앱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는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서버에 전달하도록 했다.
장 교수는 올해 안으로 GPS 기반의 실외 위치추적에 추가로 실내 위치추적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위치추적 암호화 기술 등에 대한 특허 등록도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플랫폼 개발에는 장 교수와 상명대 Advanced Network System 연구실 윤정원, 이미란, 김명휘, 김현중, 김인환, 김기덕 연구원이 참여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X-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 결과는 올해 초 IEEE ACCEES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