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목동아파트 7단지의 전경./정연우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의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거래공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양도세 중과시행 이후 최근 위축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양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목동아파트 3단지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아파트 3단지의 매매가는 115㎡가 13억5000만원으로 지난 2월 14억5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뤄졌다"며 "5단지는 115㎡가 14억5000만~15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을 때는 16억원이었다. 최근 1억원 가량 떨어진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개업자에 따르면 '교육환경'이 강점인 목동의 부동산시장은 개학 전인 겨울이 최고 성수기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 인근에 있는 7단지의 경우 현재 89㎡의 매매가격이 10억5000만원, 전세가는 4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11월~12월에는 매매가가 11억5000만원, 전세가는 5억원이었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아파트 9단지의 매매가는 2000만~5000만원 하락했다.
기자가 1시간 동안 현지 중개업소에 머물렀지만 매수문의를 위해 방문하는 손님은 없었다. 상담전화 1건만 걸려왔을 뿐이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도 단지 당 1∼2개 정도 밖에 없을 정도로 학기 중인 지금은 비수기다"며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조금은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양천구청은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서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안 주민 공람을 했다. 목동 아파트와 목동중심지구 지구단위 계획구역 등이 대상이다. 지구단위 계획 결정안에는 현재 2만6629가구인 목동아파트 1~14단지를 최고 35층, 5만3375가구로 확대한다는 것과 현재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있는 1~3단지에 대해 별도의 추가 기부채납 없이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안이 통과되더라도 '안전진단강화'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목동아파트는 지난 3월 예비 안전진단은 통과했지만 정밀 안전진단은 신청하지 않았다. 안전진단 평가기준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긴 아파트라도 붕괴 위험이 없으면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렵다. 또한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초과이익환수금 '폭탄'이 예고된 상태여서 사업탄력이 떨어진 상태다.
목동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주차공간 부족은 물론 주거안전 위험이 노출된 아파트에서 언제까지 살아야 하는 지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편 양천구는 공람기간이 끝나면 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거쳐 서울시에 지구단위계획을 입안할 계획이다. 이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에서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져야 재건축을 위한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목동은 재건축에 대한 입주민의 기대감이 크지만 진전이 더딘 편이다"며 "최근 강남 집값이 주춤하고 있는 데다 반포현대 아파트의 재건축 부담금 소식 등으로 위축된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