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아름답게 수놓는 서울시향 클래식
서울시립교향악단은 6월 예정된 9번의 정기공연에는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 등 경이로운 이름의 연주자들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초여름 밤을 빛낸다.
오는 5일 오후 8시와 6일 오후 3시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제2번 ①&②'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에는 서호주 교향악단 수석 지휘자이자 예술감독인 아셰르 피쉬(1958년생)가 지휘봉을 잡고 스위스 출신의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1983년생)가 협연자로 나선다.
정교한 표현과 완벽한 테크닉으로 세계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피에몬테시는 200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 이후 2009~2011년에 BBC 차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아리에 바릐와 아르레드 브렌델, 머레이 페라이어를 사사한 그는 그동안 샤를 뒤투아, 마크 엘더 경, 주빈 메타, 바실리 페트렌코 등의 지휘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런던 심포니,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등과 함께 연주해왔다. 나이브와 오르페오 등의 레이블을 통해 모차르트에서 드뷔시에 이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음반으로 내놓아 사랑 받고 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프랑크 특유의 중후함이 드러나는 '교향적 변주곡'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화려하면서 유희적인 작품 '부를레스케'를 선보인다.
오페라와 교향악 두 분야에서 모두 명망이 높은 아셰르 피쉬는 이번 공연에서 슈만 '게노페파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을 지휘한다.
아셰르 피쉬는 서호주 교향악단과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으며, 브람스, 바그너 등 독일 낭만 레퍼토리에 있어 뛰어난 해석으로 정평을 얻고 있는 만큼 이번 무대에서 깊고 풍부한 브람스 관현악의 정수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4일과 15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공연에서는 현재 가장 각광 받는 차세대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1979년생)가 러시아 색채 짙은 프로그램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14일 공연명은 '바실리 페트렌코와 제임스 에네스'이며, 15일은 '서울시향의 차이콥스키 협주곡'으로, 양일 공연의 출연자와 프로그램은 동일하다.
스타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와 서울시향의 첫 만남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번 공연에는 캐나다 출신의 비르투오소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1976년생)가 협연자로 함께한다. 고도의 기교와 서정성, 음악성을 겸비한 제임스 에네스는 러시아 낭만 레퍼토리의 대표곡인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멘델스존, 브루흐, 브람스, 시벨리우스 등의 작품들과 함께 가장 각광받는 바이올린 협주곡 올라 전 세계 무대에서 끊임없이 연주되고 있다.
작곡 당시 연주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고난도의 기교는 여전히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며, 서정미 넘치는 2악장은 이 곡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페트렌코는 이번 공연에서 낭만적 교향곡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을 지휘할 예정으로 러시아만의 강렬하고 로맨틱한 거대 서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21일과 22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트룰스 뫼르크의 엘가 ①&②'에서는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1961년생)와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1965년생)가 달콤 쌉싸름한 저녁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마르쿠스 슈텐츠의 지휘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中 1막 전주곡으로 시작하여 엘가의 마스터피스 '첼로 협주곡', 그리고 클라라를 향한 사랑이 숨겨져 있는 슈만의 교향곡 제4번이 연주된다. 유럽의 거장들이 만들어갈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매료되고 싶다면 꼭 찾아야 할 공연이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더불어 가장 자주 연주되는 낭만시대 협주곡의 걸작이다. 사실상 엘가의 마지막 걸작으로 막 부흥하던 현대음악의 조류 속에서 1차 세계 대전 이후의 비관적 정서를 담아 작곡한 낭만주의 첼로 협주곡의 대명사이다. 회한과 우수가 서려있는 이 협주곡이 거장의 손끝에서 어떻게 재해석될지 기대된다.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인 마르쿠스 슈텐츠는 메인 프로그램 슈만 '교향곡 4번'을 지휘한다.
이밖에 23일 오후 5시 세종체임버홀에서는 트룰스 뫼르크가 서울시향 연주자들과 함께 실내악 연주를 펼칠 예정이며, 28일과 2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마르쿠스 슈텐츠의 모차르트 교향곡①&②' 연주회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