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증자 걱정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당초 작년 말까지 끝내려던 2차 유상증자가 올해 7월까지 미뤄진 가운데 실권주에 대한 처리는 물론 추가 자본확충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3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이번에 추진하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은 다음달 12일이다. 총 3000만주의 신주 중 보통주 2400만주, 전환우선주 600만주로 진행된다.
이사회가 결의했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다. 일부 주주가 이미 더 이상 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어도 일단 지분율대로 배정한 다음 다음달 납입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존 주주에게 배정한 후에 실권주가 발생하면 제3자 배정을 추진하겠다는 인가 당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에 진행된 100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 역시 이런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 증자가 완전히 마무리 되기까지 2개월이 넘게 걸렸다.
당시 19개 주주사 중 7개 주주사가 증자 불참을 선언했고, 나머지 12개 주주사가 728억원의 자본금을 댔다. 모자라는 272억원 중 신규 투자자인 MDM이 140억원 가량을, 나머지 약 132억원은 전환우선주 형태로 주주들이 나눠 가져갔다.
이번 유증도 실권주에 대비한 신규 투자자 물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증자인 만큼 주요 주주를 제외하고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주주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여기에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 제한) 완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 역시 주주들에게는 부담이다. 자본확충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일부에선 신상품 출시 지연 등 케이뱅크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풀리지 않는 규제와 경쟁력 약화 등의 악재가 자본확충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신규 투자자에 대한 조건 등 주주사 간의 합의도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유증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진 것은 물론 규모도 최소로 진행됐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이번 유증이 마무리 되는 대로 또 자본확충 계획을 세워야 할 상황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올해 초 유상증자 목표규모를 50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