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판로를 대표하는 양대 TV홈쇼핑인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아임쇼핑)의 비었던 사장 자리가 하나씩 채워지고 있다.
공히 두 홈쇼핑사의 대표가 모두 공석이 되면서 이들 자리에 정치권 출신 낙하산이 내려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력하게 제기된 가운데 홈앤쇼핑은 기우에 그쳤지만 정부가 대주주인 공영홈쇼핑은 아직 여지가 남아 있는 모양새다.
홈앤쇼핑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있는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삼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을 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공영홈쇼핑은 이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현재 3명으로 압축된 후보자 중에서 1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홈앤쇼핑은 사장 공모를 하기 전부터 여권 인사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소식이 나돌기도 했다. 전임 사장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여권이 외압을 행사했던 터라 당연한 수순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 인사들은 인선 과정에서 탈락했고, 결국 최 대표가 최종 낙점됐다.
1981년 당시 지금의 LG전자인 금성전기에 입사한 최 대표는 LG그룹 회장실을 거쳐 LG홈쇼핑 상무를 지냈다. 이후엔 GS울산방송 대표와 한국케이블TV SO협의회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을 각각 역임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임시 주총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사내이사에, 오후에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고 전했다. 최 대표의 임기는 2020년 5월25일까지다.
홈앤쇼핑은 32.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가 1대주주다. 이외에 농협경제지주, 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가 각각 15%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새 수장이 결정됨에 따라 홈앤쇼핑은 강도높은 조직개편도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가 50%로 대주주인 공영홈쇼핑은 이달 28일 주총을 열고 사장을 인선한다.
당초 공영홈쇼핑 사장에는 19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3명을 압축해 현재 인사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명에는 교수 A씨, 민간 홈쇼핑TV 임원 출신 B씨, 광고업계 출신 C씨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 가운데 공공기관장으로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주총에서 1명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공영홈쇼핑은 중기유통센터 외에 농협중앙회가 45%, 수협중앙회가 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장도 이들 주주가 전적으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19명의 후보자를 추리는 과정에서 광고업계 출신 C씨의 내정설이 나돌았다. 오리콤, 제일기획 등 광고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C씨는 관련 업계에선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런데 더일레븐스 대표를 맡았던 C씨는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캠프의 홍보고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도 문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를 나왔다.
결과적으로 광고 분야 경력 외에는 홈쇼핑 등 유통업계 이력이 없어 정치권의 줄을 타고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앤쇼핑은 대주주인 중기중앙회가 낙하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결국 다른 인물이 대표 자리에 앉았지만 사실상 정부가 대주주로 정치권의 입김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공영홈쇼핑은 (대표 인선 절차에서)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 대표가 최종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더 지켜볼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