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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 '허스토리', 위안부 피해 역사 속 감춰진 할머니들의 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관부 재판 실화' 모티브

6년간 일본을 상대로 재판 이끈 '위안부' 할머니들

김희애, 김해숙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묵직한 울림

그동안 많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언론,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해졌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큰 사건이 있다. 바로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무려 6년 동안 일본 정부와 법정투쟁(일명 '관부재판')을 벌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관부재판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인 수많은 법정투쟁 가운데 유일하게 일부 승소를 받아낸 재판이지만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한 민규동 감독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부끄러워' 세상에 알리고자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는 곧 영화 '허스토리'로 완성돼 오는 27일 개봉만을 앞두고 있다.

사진/영화 '허스토리'



'허스토리'는 치열했던 6년의 재판을 통해 일본 정부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낸 위안부 피해 할머니 열 분과 부산의 한 여행사 대표의 실화를 그린다. 역사적으로 귀중한 실화를 소재로 하는 만큼 영화는 상세한 재판 과정과 그 속에 숨은 할머니들의 사연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이야기는 평소 지역 여성을 돕는 데 앞장섰던 부산의 한 여행사 대표 문정숙(김희애)이 여행사 사무실에 위안부 피해 신고전화를 설치하면서 깊어진다. 위안부 신고센터가 생겼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던 할머니들이 하나둘씩 전화를 걸어오고. 그중에는 16년간 문 대표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배정길(김해숙) 할머니도 조심스레 피해 사실을 밝힌다. 이러한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은 문 대표는 사비까지 털어가면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재판을 진행한다.

할머니들은 위안부 피해자이자 과거의 기억, 몸 그 자체만으로 곧 증거다. 할머니들 온몸 구석구석에는 그 시절에 생긴 상처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문신 등 끔찍한 고통이 남겨져 있다. 그러나 할머니들이 받은 고통보다 더 보기 힘든 장면은 "돈 받고 몸을 팔아 놓고선 이제 와서 보상받겠다고 옛날 이야기를 꺼낸다"는 왜곡된 시선과 일본 정부의 변호인들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같은 인간으로서 '이러한 피해를 당했다'고 목소리 내는 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그렇게도 잘못된 일인가. 일본 법정에서 한 맺힌 목소리로 '사과를 해라'라고 토해내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사진/영화 '허스토리'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그 소재만으로도 의미가 깊으나, 그것을 온 마음으로 표현해낸 배우들의 열연으로 더욱 짙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할머니들의 든든한 지원군 문정숙 역을 맡은 김희애는 극중 부산 사투리와 상당한 분량의 일본어 대사를 소화한다. "당시 할머니들은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을 해내셨는데, 이게 뭐가 어렵다고 못 할까"라는 마음으로 사투리와 일본어 공부를 한 김희애는 정말 100%의 싱크로율로 그 시대 문정숙 여사를 재현한다. 평소와 달리 굵게 바뀐 목소리 톤만 봐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등의 폭발적인 연기력은 당시 배정길, 박순녀, 서귀순, 이옥주 할머니 그 자체로 보이게 해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할머니들에게 최대한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재판 장면을 앞두고 더욱 진심을 담연 연기를 펼치려다 심적으로 많은 괴로움을 겪고 몸살까지 앓았다는 김해숙의 후일담만 들어도 이들이 느낀 책임감과 노력이 어느 정도였을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연기로나마 할머니들의 상처를 마주한 배우들은 언론시사회에서 모두 "많은 분들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관부재판 이야기를 알아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진심 어린 마음과 노력이 담긴 만큼 분명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것. 더 이상 그녀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관객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27일 개봉. 12세 관람가/러닝타임 121분.

사진/영화 '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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