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롯데혿딩스 부회장. /뉴시스
신동빈·동주 日 롯데 주총서 또 표대결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다시 한 번 맞붙는다. 신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법정구속 된 신 회장은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이 안건은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주주제안안건으로 제출했다.
주총 일자는 이달 29일 경으로 장소는 일본 도쿄에 있는 롯데홀딩스 본사가 유력하다.
두 형제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 2015년 7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4차례의 표 대결에서는 신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구속수감 중인 신 회장의 부재속에 처음으로 진행되는 주총이라 이번 표대결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은 "일련의 위법행위로 롯데그룹에 큰 혼란을 초래해 사회로부터 신뢰를 훼손시킨 신동빈 씨에 대해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를 제외하면 종업원지주회, 관계사, 임원 지주회는 그동안 신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다.
롯데그룹도 이번 표대결을 앞두고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신 회장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큰 변화가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주총이 신 회장 부재 속에서 열리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앞서 4차례의 주총 때마다 주총 직전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일본에 머무르며 롯데홀딩스 대주주와 이사진을 만나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강조하고 의혹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소해왔다.
이에 신 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항소심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에 보석을 신청했다.
이와 별개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한국 롯데 임원들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상대로 신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