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전환 후 M&A 여력 8조7000억원
우리은행이 19일 이사회를 거쳐 지주사 '우리금융지주'의 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가장 술렁이는 곳은 인수합병(M&A) 시장이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M&A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은 무려 8조7000억원이다. 이미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직후부터 특정 증권사 인수설이 도는 등 M&A 시장이 술렁이는 이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이날 간담회를 갖고 지수회사 설립과 관련한 의견을 조율했다. 이사회는 19일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금융위원회에 지주사 설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주사 설립 목표시기는 내년 초다.
지주사 설립에 있어 가장 큰 관문은 금융당국의 인가와 주주 동의 여부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이미 "우리은행이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아무래도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며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대해선 금융위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간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힌 만큼 예정된 스케줄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5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개정돼 인가절차가 단순화되면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설립 신청에 대한 인가는 빠르면 3분기 중 나올 수도 있다.
마지막 단계는 임시 주주총회다.
우리은행 주가는 1만5000원선에서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이후 1만6000원대로 상승세를 탔다. 따라서 당초 예상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높아질 수 있지만 장기 전망이 더 밝아졌다는 점에서 매수청구가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기대한 M&A 바람은 이미 불기 시작했다. 지주체제로의 전환이 출자 제한을 극복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함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수순이다.
지주사의 출자여력은 8조7000억원이다. 우리은행의 현재 출자 여력 7000억원 안팎에서 10배 이상 급증한다. 은행은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라는 출자 한도가 있지만 금융지주회사는이중 레버리지 비율(double leverage)이란 간접 규제만 지키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M&A 우선순위로 꼽히는 업권은 증권과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이다.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인수 부담이 높지 않으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은 높은 분야다.
이미 교보증권을 놓고 우리은행 인수설이 돌기도 했지만 증권사보단 운용사, 부동산신탁사 등을 먼저 인수해 자산관리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거 우리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보유했던 만큼 교보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보다는 규모가 크고, 우리은행과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을 찾을 것"이라며 "매수금액이 부담이 없는 운용사나 신탁사를 먼저 사들인 후 증권사는 시간을 두고 M&A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