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나전성기재단,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2018 대한민국 50+ 라이프 키워드' 발표
- 김난도 서울대 교수 "나로 다시 태어나는 '리본(Re-born)'이 50+ 핵심 키워드"
50+ 세대 10명 중 6명 이상은 향후 다른 일을 시작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이나전성기재단
지난해 8월 본격적인 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 14% 이상)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최근 들어 '신(新)중년'이라 불리는 50+ 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50+ 세대는 중·장년층 혹은 예비 노인의 일부로 여겨지던 이전 세대와 달리 졸혼 등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며 고품격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은 이에 19일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공동으로 '대한민국 50+ 세대의 라이프 키워드'를 조사·발표했다. 만 50세부터 65세 대한민국 남녀 총 1070명을 대상으로 관계, 정보, 사회활동, 여가, 소비 등 5가지 라이프 영역을 도출하여 설문조사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검증했다.
라이나전성기재단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 50+ 세대의 라이프 키워드는 '리본(Re-born)'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의무와 부담에서 벗어나 그 동안 간과했던 나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직장생활과 자녀교육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창업과 재취업, 제2의 인생 무대에 도전하는 50+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50+ 대표 라이프 키워드 '리본'
설문 결과 50+ 세대 10명 중 6명 이상은 향후 다른 일을 시작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대별로 분석하면 같은 50+면서도 55세를 기준으로 세대 차이가 두드러졌다. 55세 미만은 X세대, 이상은 베이비붐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향후 다른 일을 시작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지금과 다른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답한 50+ 세대는 35.9%로 베이비붐세대(25.2%)보다 10.7%포인트나 답변 비율이 높았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55세 미만 X세대는 자기주장과 개성이 강해 자녀 양육, 손주 양육 등에서 베이비붐세대와 가치관의 차이가 드러난다"며 "자녀와의 관계에서 전통적 가치관인 의무를 중시하기보다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X세대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생 2라운드를 위한 자격증으로는 조리사와 외국어 관련 자격증을 가장 선호했다. '기회가 된다면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은?(중복 응답)'이라는 질문에 조리사 자격증(34.9%)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뒤로 외국어 관련 자격증(34.1%), 공인중개사(32.0%), 바리스타 자격증(29.7%), 컴퓨터 관련 자격증(27.3%), 드론 기사 자격증(26.4%) 등이 뒤를 이었다. 중장비기사, 전기기사, 대형면허, 숲해설가, 여행전문가 등 기타 응답까지 포함하면 50+ 세대는 대부분 새로운 직업을 갖는 수단으로 자격증을 원했다.
버킷리스트(중복 응답)는 제주도 등 휴양지에서 한 달 살아보기(58.5%), 세계 일주하기(52.6%), 봉사 및 기부 등 사회에 의미 있는 일 하기(47.4%), 나만의 집 짓기(44.0%) 등 순으로 조사됐다.
◆ '나 자신'이 가장 중요…50+는 '깬세대'
또한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나열하세요'라는 질문에는 1순위로 '나 자신(53.9%)'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이는 나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대 소비트렌트분석센터는 "중년 세대를 흔히 부모,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보는데 오히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는 '깬세대'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해석했다.
각 순위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을 보면 남성은 2순위로 '배우자(21.8%)'를 꼽은 반면 여성은 '자녀(27.0%)'를 꼽았다. 또한 '며느리와 사위'가 '반려동물'보다 낮은 순위로 조사됐다. '며느리와 사위'를 꼽은 응답수도 56명에 불과해 사실상 50+ 세대에게 며느리와 사위 위주의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50+ 세대는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나열하세요'라는 질문에 1순위로 '나 자신(53.9%)'을 가장 많이 꼽았다./라이나전성기재단
한편 50+ 세대에서 새로운 결혼생활 방식으로 등장한 '졸혼'에 동의하는 정도는 고르게 나타났다.
'친구가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냥 서로 간섭하지 말고 각자 생활을 즐기도록 해봐'라는 응답이 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이혼이 쉽나? 좀 더 참고 살아봐(25.2%)', '졸혼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20.9%)', '이제 너의 인생을 살아도 될 때야(20.9%)' 등 답변이 뒤를 이었다.
다만 성별로 분석하면 남녀 차이가 두드러졌다. '참고 살라'는 응답은 남성(31.8%)이 여성(14.9%)보다 훨씬 많았다. '졸혼하라'는 응답은 여성(28.2%)이 남성(16.2%)보다 많았다. '이혼하라'는 응답 역시 여성(26.8%)이 남성(17.1%)보다 많았다.
라이나전성기재단 관계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졸혼과 이혼에 훨씬 개방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남성은 같이 사는 방향으로, 여성은 졸혼이나 이혼을 권한 셈"이라고 전했다.
50+ 세대에서 새로운 결혼생활 방식으로 등장한 '졸혼'에 동의하는 정도는 고르게 나타났다./라이나전성기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