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악화를 거듭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주요 손보사는 지난해 손해율 개선을 이유로 잇따라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면서 보험료 인상 단행을 저울질 하고 있다. 어느 회사가 먼저 올릴 지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형 4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를 웃돌았다.
DB손보가 82.4%로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했고 이어 KB손보 82.0%, 현대해상 80.7%, 삼성화재 80.3% 등 순이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여 모두 손해율이 악화됐다.
업계는 통상 적정 손해율을 78% 이하로 보고 있다. 해당 수준을 넘기면 자동차보험 판매가 수익이 아닌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대형사는 그나마 중소형사와 비교할 때 상황이 나은 편이다. MG손보와 더케이손보의 경우 지난 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어섰고 흥국화재와 롯데손보 역시 각각 88.5%, 86.4% 등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말 삼성화재를 필두로 전체 손보사가 평균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는데 이후 보험료 인상이 진행되지 않아 올 들어 계절적 요인과 함께 전체 손해율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 같은 손해율 상승에도 불구 보험사 간 출혈 경쟁이 올 들어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삼성화재는 낮은 사업비를 앞세워 자동차보험료를 0.8% 추가 인하했다. 이후 타사 역시 사실상 보험료 인하 효과가 있는 할인 특약 등을 내세우며 시장 경쟁에 가담했다. 메리츠화재가 블랙박스 특약을, DB손보와 현대해상이 각각 자녀할인 특약의 할인폭을 확대하며 사고율이 낮은 우량고객 확보에 나섰다.
시장점유율 1%대에 불과한 흥국화재 역시 지난달 2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담보별 보험료를 조정하며 사실상 보험료 인하를 이끌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간 고객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 등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