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최정우(61) 포스코켐텍 사장이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최 내정자가 매출 60조원의 국내 철강업계 1위 포스코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무통으로 꼽히는 최 내정자는 1994년 김만제 전 회장이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비(非)서울대, 비(非)엔지어어 출신 회장이 된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첫 사례 기록
포스코 50년 역사상 비엔지니어 출신의 내부 인물이 회장 후보로 낙점된 건 이번 최 내정자가 처음이다. 그만큼 포스코 안팎에서는 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최 내정자가 최종 후보로 낙점된 것을 두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최 내정자의 경력을 살펴보면 '비주류'로 볼 만한 요인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일단 최 내정자는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비서울대' 출신이다. 포스코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서울대 출신이 맡았다.
지난 1998년 회장직에 오른 유상부(서울대 토목공학과) 전 회장을 비롯해 이구택(서울대 금속공학과)·정준양(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전 회장과 권오준(서울대 금속공학과) 회장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이와 함께 최 사장은 포스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비엔지니어 출신으로서 회장 후보에 오른 내부 인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최 사장은 1983년 포스코로 입사해 재무실장을 지냈고, 2008년에는 포스코건설에서 경영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을 맡아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인정받았다.
◆취임 한달여, 향후 핵심 과제는?
최 내정자는 오는 7월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취임까지 약 한달여의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은 셈이다. 최 내정자는 조직을 빠르게 정비하고 포스코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는 철강산업은 물론 에너지, 건설, 화공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룹 본연의 사업에 ICT를 융합하는 스마트화를 추진해 자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철강 생산현장에는 현재 추진중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스마트팩토리 개발 속도를 높이고, 핵심공정의 효율성을 더욱 증가시켜 친환경 고효율의 미래형 제철소 구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에너지 및 소재 분야를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추진키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발전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LNG 터미널 시설을 활용하는 LNG 미드스트림(Midstream) 사업을 적극 확대해 장기적으로 광양LNG 터미널을 동북아시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신재생 발전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정부 시책에 부응한 사업기회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100년 기업 도약 위해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
최 내정자가 포스코의 신성장 사업 추진에 적임자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최 내정자가 비엔지니어 출신으로 재무, 전략, 기획 등의 업무를 경험한 데다 전기차 베터리 소재를 담당하는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가 향후 철강을 넘어 신성장 사업을 추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최 내정자는 "포스코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 성공 역사를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게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내정자는 "포스코 임직원과 포스코에 애정과 관심을 주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경영계획을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주요 경력사항
- 1983년 포항종합제철 입사
- 2006년 포스코 재무실장
- 2008년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상무
- 2010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상무
- 2012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전무
- 2014년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
-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
-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부사장
- 2016년 포스코 CFO 부사장
- 2017년 포스코 CFO 대표이사 사장
- 2018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