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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잡는 서울시 미세먼지 정책··· 애타는 경유차 운전자

6월 1일 시행 서울시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대책… 환경개선부담금도 내고 운행도 못하고 "이중규제" 반발

화물차 운전자들 "영세 자영업자 생존권 위협하는 탁상행정" 반발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은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정책이 경유차 소유자에 대해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과 함께 이중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졸속 탁상행정"이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과 서울시 공해차량 제한지역 지정 및 운행제한에 관한 조례에 따라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된 날 서울 시내에 노후 경유차 운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전문가 토론회와 대시민 공청회를 통해 화물업계 이해관계자, 시민,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해 노후차 운행을 제한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서울시의 온라인 시민 제안 창구 '민주주의 서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60명 중 58%가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이보다 적은 42%였다.

◆"폐차하면 뭐 먹고 사나?"··· 미흡한 대책



화물차 운전자 김모(46) 씨는 "저감장치를 달면 연비와 출력이 떨어진다"면서 "결국 폐차하란 소린데 시가 주는 보조금으로는 새 차를 살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저감장치를 부착하면 5% 이내 범위에서 출력연비가 저하될 수 있다"며 "후처리 장치가 갖고 있는 한계점"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영세업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차종과 연식에 따라 최소 165만원에서 최대 770만원까지 조기 폐차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포터의 경우 165만원, 중형차는 440만원, 그랜버드 등은 77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금이 신차 가격의 5~10%밖에 되지 않아 운전자들은 벌금을 물더라도 폐차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에 계속 차를 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004년식 로디우스 운전자 조원재(가명·55) 씨는 "저감장치가 개발이 안 된 차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그동안 내가 낸 환경부담금은 다 어디에 쓰인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19일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쌍용차 무쏘·로디우스, 대우 바네트 등은 저감장치가 개발되지 않아 저공해장치를 부착할 수 없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현대 트라제와 기아 카니발도 저공해장치가 없었는데, 지난해 개발을 완료했다"며 "저감장치 개발을 통해 부착 가능 차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담금은 환경개선특별회계 기금으로 귀속돼 전기차 국고보조금 사업, 저공해사업 등에 쓰이고 있다"며 "올해 자동차배출가스 저감 사업에 1300억원이 투입됐으며, 해당 비용은 조기 폐차 지원금, 저감장치 부착사업, 엔진 교체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두고 왜 경유차 탓?"··· 영세업자에 튄 불똥

서울시가 '민주주의 서울'에서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시민 1060명 중 58%가 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서울시 '민주주의 서울' 화면 갈무리



서울시가 시민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서 지난 4월 1일부터 한 달간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는 사람보다 178명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민들은 "국내 경유차 때문이라면 매일 미세먼지로 대기질이 나빠야 하는데 중국 내 난방수요가 많은 특정 시기에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면서 "서울시가 중국이 아닌 생계형 차량에 미세먼지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4월 "올해 3월 23~24일 발생한 고농도 미세 먼지 원인은 중국 등 국외 영향이 최대 69%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국의 영향도 있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줄여야 한다"며 "경유차에서 배출된 미세먼지는 다른 연료에 비해 위해도가 높아 시민건강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운행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기 수원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로만 따졌을 땐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양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인체 위해도로 따지면 노후경유차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발암 위해성 기여도가 84%로 높다"며 "세계보건기구에서 디젤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만큼 우리나라도 노휴경유차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성 한국외국어대학교 환경학과 교수는 "경유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들이 2차 오염물질을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폐차하는 게 가장 좋다"며 "조기 폐차 지원금을 늘려 영세상인 보호를 확실하게 해줘야 정책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운행제한 이행률에 따라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약 20~4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책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에 서울시 관계자는 "저감효과는 이론적으로 산출한 값이기 때문에 정책을 시행해봐야 알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순태 아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은 비용편익효과 분석이 생략된 상태에서 정책을 시행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미세먼지 줄이기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들은 규제하기 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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