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 본격 착수… 3년간 15억 원 내외 지원
- 한양대 "기숙형 창업공간 구성", 한국산업기술대 "실험실 창업 전문 단과대학원 신설"
대학 실험실의 연구 성과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실험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국내 5개 창업선도대학들의 도전이 본격 진행된다. /유토이미지
대학 실험실의 연구 성과와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기술 집약형 창업인 '실험실 창업' 활성화를 위한 국내 5개 창업선도대학들의 도전이 본격 진행된다. 숭실대는 대학원생이 창업활동을 하면 논문을 내지 않아도 졸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꾸고, 한국산업기술대는 대학원생이 연구와 창업을 병행하도록 실험실 창업 전문 단과대를 만든다. 한양대는 기숙형 창업공간을 만들어 스타 실험실 창업가 육성에 나서기로 했으며, 연세대는 최대 30억 원의 투자를 보증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학의 실험실 창업 활성화와 창업 인재양성을 위한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은 교육부, 과기정통부, 중소벤처기업부가 협력해 교원이나 대학원생 등 대학 구성원의 실험실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5월 29일 숭실대, 연세대, 전북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양대(가나다 순) 5개 대학이 선정됐다.
실험실 창업이란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대학이 논문 또는 특허 형태로 보유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술 집약형 창업'을 의미한다. 실험실 창업 기업은 일반 창업기업과 비교해 평균 고용규모(9.5명)가 3배 가량 높고, 창업 5년 생존율(80%)도 일반 기업(27%)보다 월등히 높아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대학의 실험실 보유 기술 역량과 대학별 창업 지원 계획 등을 종합한 결과 선정된 5개 대학은 한국연구재단과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3년간 약 15억 원 내외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본격적인 실험실 창업 지원에 나선다.
대학들은 실험실 창업을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교육과 연구 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해 고급 일자리를 만드는 모델 개발에 나서게 된다. 이를 위해 실제로 창업을 담당할 학생들의 창업 인식과 역량 강화를 위해 대학원 내 실험실 창업 관련 정규 교과목을 개설하고, 창업 동아리 운영, 시장탐색 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학내 학사제도 정비를 통해 대학원생이 학위와 진로 걱정 없이 창업에 도전하도록 졸업요건을 보완하고, 교원의 실험실 창업 독려를 위해 업적평가에 창업 실적을 반영하고 창업 연구년제를 도입하는 등 창업친화적 인사제도를 만든다.
아울러 기업의 설립과 성장이 쉽도록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체계를 통해 실험실 창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자체 재원을 마련하고 대학원생들을 위한 창업 전용 공간도 조성된다.
대학별 계획을 보면, 숭실대는 교원업적평가에서 교원의 창업 실적 반영 점수를 기존 20점에서 SCI 논문 게재 수준인 최대 200점으로 대폭 상향하고, 대학원생이 창업 활동으로 졸업 논문을 대체할 수 있도록하는 제도 마련을 추진한다. 또 창업지원 전용공간인 '스타트업 펌프 벤처 스튜디오(Startup Pump Venture Studio)'를 개관해 창업전담 교원을 상주시켜 상시 멘토링을 제공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민간 액셀러레이터를 실험실 창업 지원 상근 인력인 '창업 인스트럭터(instructor)'로 채용해 우수기술 보유 실험실 6곳의 사업화를 전담시키고, 상시 멘토링을 제공하는 등 실험실 창업 과정별 맞춤형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신용보증기금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실험실 창업 기업을 대학이 추천하면 심사를 통해 창업 단계별로 최대 30억 원까지 투자를 보증하는 '캠퍼스 스타트업(Campus Start-Up) 프로젝트'를 구축한다.
전북대는 창업 휴학제를 기존 1학기에서 최대 4년으로 확대해 학생들이 부담없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대학원 과정에 기술창업학과(가칭)를 개설한다. 또 전북지역 내 5개 창업보육센터와 지역 내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실험실 기술별 특화된 창업보육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산업기술대는 교원이 창업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7년 이상 근속하지 않더라도 유급 연구년을 신청할 수 있는 '창업연구년제'를 도입한다. 또 교수의 지도학생이 창업을 하고, 본교 학생을 고용할 경우 이를 교원업적평가에 반영하도록 인사제도를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아울러 실험실 창업 전문 단과대학원인 '스타트업스쿨'을 2020년까지 개설해 대학원생이 연구와 창업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한양대는 실험실 창업팀이나 대학원생 창업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30명 규모의 기숙형 창업공간인 '247 스타트업 돕'을 구축하고, 전용 기숙사 제공, 방별 전담멘토 배정을 통한 사업화 밀착마크, 해당 학생 대상 별도의 데모데이(demoday) 개최, 창업 특화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스타 실험실 창업가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교내 실험실 연구 성과와 창업 현황을 전수 조사한 후, 기술지주회사와 창업지원단의 사업성 검증 심사를 통해 기술 성숙도별 창업·사업화 로드맵을 구축하는 '랩 패스트 M&A 트랙(LAB Fast M&A Track)'을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대학 내 초기 창업기업 투자를 통한 성장 기반 마련과 대학원생 예비창업팀 발굴 및 시장탐색형 창업교육 등의 지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곤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관은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이 학사·인사제도를 창업 친화적으로 개편하고 대학원생 대상의 창업 관련 다양한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대학이 혁신 성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