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문송' 현상… 하반기 신입채용 기업 53.6% "이공계 인재 원해"
인크루트, 상장기업 571곳 인사담당자 설문조사
하반기 채용, 인사담당자 선호전공 1위 '이공계' /인크루트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시장에서도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입충원 시 인사담당자들이 희망하는 지원자의 전공으로 이공계열이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다.
2일 인크루트가 상장사 571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2018 채용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6%가 공학계열 전공자 채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열에 이어 인문계열(20.2%), 상경계열(15.2%)로 선호계열 톱3가 전체의 89%를 차지했고, 기타 전공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기타 전공으로는 의약계열(4.5%), 자연계열(3.3%), 교육계열(1.5%) 순이었고, 선호도가 가장 낮은 전공은 사회계열(0.9%), 예체능계열(0.9%)이 꼽혔다.
특히 공학계열 선호도는 전년보다 높아져 채용 시장에서 이공계 선호 현상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가 2017년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도 인사담당자들의 선호 전공 1위는 공학계(45%)였고, 올해는 이에 비해 선호도가 8.6%p 높아졌다. 이공계열 선호현상은 대학 입시에서도 '전화기'(취업에 강한 전기전자, 화학공학, 기계공학 전공) 학과들의 경쟁률 상승에서 나타나고 있고,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는 논다) 등이 나돌 정도로 공공연한 현상이 됐다.
이공계 선호현상은 달라지는 산업생태계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일찍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한 전기·전자, 신재생 에너지를 미래 먹거리로 바라보고 기술과 인력개발 부문의 지속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4차산업혁명 흐름과 맞물려 앞으로도 인력수요가 상당할 전망이다. 실제로 하반기 1만 명 가량의 채용을 앞둔 삼성그룹은 전자와 전기·SDI 신사업에서, LG는 AI와 로봇사업 인력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 분야 이공계 선호도 또한 높아질 전망이다. 인쿠르투의 2018 하반기 산업별 채용전망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종은 전년 대비 6.47%p 만큼 채용계획이 증가한다. 이는 최근 일반 은행원 채용뿐 아니라 디지털 금융, 보안, AI 관련 전문 분야 채용이 강화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금융·보험업계 또한 차츰 이공계 출신 지원자들의 텃밭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전공을 고려하지 않은 블라인드 채용기조 확대와 이에 따른 직무역량검증이 채용에서 중요 평가지표로 떠오른 만큼, 이공계 이외 전공자라면 본인만의 전공지식을 갖춘 새로운 시야를 확보한 인재가 되려는 노력을 한다면 구직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