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해상 블렌딩 비즈니스 그래픽.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SDA 공정 전경. /현대오일뱅크
정유업계가 오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를 앞두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황산화물 오염 배출량을 대폭 줄이기 위해 고도화설비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저유황유 사업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0년부터 IMO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이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 수출 및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을 통해 최근 저유황유 사업 규모를 확대 중이다.
대표적으로 SKTI는 2010년부터 싱가포르 현지에서 초대형 유조선을 임차해 블렌딩용 탱크로 활용, 반제품을 투입해 저유황중유(LSFO)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TI가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 해상 선박유 시장은 저유황중유 생산에 적합한 다양한 블렌딩용 유분이 모여들어 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짓는다. 해당 설비는 고유황 연료유인 감압 잔사유를 저유황, 디젤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설비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진행하던 8000억원의 정유공장 증설 작업 중 2400억원이 투자된 아스팔텐 제거공정(SDA)을 완공했다.
SDA는 원유 정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사유에 아스팔텐 성분을 걸러내는 공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과정을 통해 아스팔텐이 없는 기름 DAO(De-Asphalted Oil)를 하루 8만 배럴씩 추출할 예정이다. DAO를 고도화설비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수익성도 올리겠다는 목표다.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작업도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일일 정제능력이 56만 배럴에서 65만 배럴로 늘어날 예정이다.
효율성이 제고된 고도화설비 용량도 하루 16만5000 배럴에서 21만1000 배럴까지 증가한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율은 기존 39.1%에서 40.6%까지 높아진다. 고도화율을 40%를 넘긴 건 정유 4사 중 최초다.
S-OIL은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를 진행, 고도화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해당 설비의 가동으로 고유황 중유는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S-OIL이 IMO 규제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