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오는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에 대거 참여함에 따라 남북간 가시적 경제협력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북미관계가 다시 얼어붙는 등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어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남북 경협과 대북사업에 무게를 둬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도 함께한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도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대신 참석한다.
특히 처음으로 방북길에 오르는 총수들에게는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며 사실상 처음으로 정부의 경제사절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 부회장이 방북길에 오르면서 가전 등 전자사업을 중심으로 한 남북경제 협력과 자금 투자 가능성도 어느정도 점쳐지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 6월 부친인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구 회장의 공식 데뷔무대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4대그룹 총수들 중에서는 맏형인 최태원 SK회장은 2007년 2차 남북정상 회담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이번 방북에서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SK그룹은 남북 경협에 활용가능한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재계 총수들이 평양으로 집결하지만 당장 북한 지역에 투자를 하거나 물자나 설비를 반입하는 내용을 결정하긴 힘들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가 풀릴 경우 경협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 투자보다는 향후 기대감이 높아진건 사실"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현실화 할 경우 우리도 북한에 투자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통신과 에너지, 건설 분야에서는 기대할만한 사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첫 만남에 이같은 사업을 논의하는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업인들의 방북에 대해 "기업인들의 방북은 특별하지 않다"며 "(어떤) 구체적인 의제를 이야기할 것인가 하는 것은 섣부른 것 같다.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경제 담당하는 내각 부총리와 이야기하면 어떤 이야기 나올 지 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