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등급/각 사(2018.09.26기준)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해 상품개발은 물론 신용등급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대체투자 대상 자산 범위에 저축은행 예·적금을 추가해서다. 다른 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는 저축은행이 신규고객 유입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 퇴직연금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 퇴직연금 운용처로 저축은행이 새롭게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이 신용등급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려면 신용등급이 있어야 한다. KB·신한저축은행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했고, 푸른상호저축은행은 BBB+를 받았다. 나이스 평가기준으로는 유안타·페퍼·OSB저축은행이 BBB를 획득했다.
퇴직연금 시장진출의 필수요소인 신용등급은 'BBB-'이상이다. 현재 퇴직연금 상품을 준비하는 저축은행은 금융지주 계열을 포함한 20여 곳으로, 10여 곳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거나 의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상품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최고금리 인하와 예대율 규제 등으로 저축은행 운용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활동할 수 있는 폭이 줄다 보니 퇴직연금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퇴직연금의 경우 수익률이란 확실한 강점이 있어 신규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가입자가 얼마나 움직이느냐에 달려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그 중 저축은행이 현실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분야는 개인이 선택해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다. DC형은 회사가 넣어준 퇴직금을 근로자가 운영하고, IRP는 이직 또는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를 본인이 관리하는 것으로 개인의 노력에 따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DC형과 IRP의 경우 저축은행별로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까지만 편입이 허용된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저축은행과 퇴직연금 시장 양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로 고객유치를 활성화해 자금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그 모습을 본 다른 금융사도 수익률을 높이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진출로 기존의 은행, 생명보험사와 저축은행 간 수익률 경쟁이 가속화 될 것"이라며 "이 경쟁으로 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등급을 획득하거나 평가를 의뢰한 10여개 저축은행은 이르면 10월부터 퇴직연금 전용 예·적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적립금에 대한 기본 수익률은 연 2.5~2.8%로 주식(연 1.5%)과 시중은행(연 1.2%)의 수익률에 비해 1~1.6%포인트 가량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