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삼성전자, LG전자, GS건설 등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해 이집트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현대로템이 추진하고 있는 카이로 메트로 전통차량 공급 사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또 세바스티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는 ▲한-칠레 FTA 개선 협상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인프라 구축 협력 등 경제·통상 관계를 실질적으로 증진시키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올해 3월 재선한 알시시 대통령의 지도력으로 이집트가 평화와 안정의 길로 나아가고 있음을 평가하고, 그간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 협력을 발전시켜 온 데 만족을 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기업들에 대해 이집트 정부가 무한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알시시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현지의 베니수에프 공장에서 연간 200만 대의 TV를 생산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40여 개 나라에 수출 중이고 GS건설은 이집트 최대 규모의 정유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카이로 메트로 1호선을 2012년 수주해 180량을 제공한데 이어 지난해엔 3호선도 수주, 256량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2호선 입찰에도 도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현재 양국 간 논의 중인 K-9 자주포 및 해군 호위함의 이집트 도입과 관련해서도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제조업 기반 확충과 고용창출 등으로 이집트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개발·교육 부문에서 한국의 경험을 전수받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한반도와 중남미 정세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남미 핵심 우방 정상과 개최한 회담으로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의미가 있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한반도 정세에 관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굉장히 중요한 하루 하루다"라며 "비핵화를 위해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우리 정부의 비핵화 노력을 칠레 정부가 지지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비핵화 노력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문 대통령님을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이어 최근 한반도에서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끌어낸 한국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밝혔다.
아울러 양 정상은 경제협력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키기 위해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 개선협상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으며, 조속한 시일 내 한국이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준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삐녜라 대통령이 중점 추진 중인 칠레의 국가 인프라 개발 사업에 한국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하고, 한-칠레 양국이 남미 최초의 4차로 현수교인 '차카오 교량' 건설 사업 등 인프라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 중인 것을 평가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하는 중점 4대 분야로서 전자정부 등 국가 현대화 사업, 4차산업혁명과 연관된 미래경제,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대응을 요청했으며, 문 대통령은 이 분야에서 칠레와의 협력 의사를 표명했다.